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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5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05 조회수913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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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마르코 6장 45-52절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연구대상, 인간 존재>

 

 

    인간이란 존재, 생각할수록 재미있는 ‘연구대상’의 존재입니다.

 

    얼마나 깊이 있는 투신과 몰입과 수행을 거듭했는지 살아있는 성인의 경지에 오른 동료들 앞에서 인간 안에 긷든 신성과 충만한 가능성을 똑똑히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 눈을 핑핑 돌게 만드는 첨단제품들 앞에, 너무나 높아서 까마득할 정도인 초고층 빌딩 앞에, 인간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위대하고, 이렇게 특별한 인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솔직히 너무나 나약합니다. 갑자기 다가온 자연재해 앞에 속수무책입니다. 오늘 이토록 멀쩡하게 움직이지만 한 순간 깜박하면 목숨이 경각에 도달합니다. 그러다가 숨 한번 넘어가면 그만입니다.

 

    한때 그렇게 높이 우러러보던 큰 어르신이었는데, 하늘같은 분이었는데, 세월 앞에 어쩔 수 없습니다. 그들 역시 노쇠해지고 병듭니다. 한때 그렇게 큰 그릇이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십니다. 작은 것에 연연해하십니다. 쓸쓸하고 초라한 뒷모습에 마음이 서글퍼집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지요. 그게 바로 인간의 본래 모습인걸요. 영원하지 않은 존재, 한결같지 않은 존재, 변화무쌍한 존재, 그래서 우리에게 하느님이란 존재가 더욱 요청되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 근본적으로 유약한 존재입니다. 쉼 없이 흔들리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께서는 이렇게 고백하셨습니다.

 

    “주님, 저희의 마음은 당신을 향하도록 창조되었기에 당신 안에 쉬기까지 편할 날이 없습니다.”

 

    결국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더 이상 근심하지 않기 위해서 정답은 하나뿐입니다. 하느님의 품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하느님 울타리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끊임없이 방황하고 흔들리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나선 제자들, 얼마간 예수님으로부터 교육도 받았겠지요.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여러 가지 기적들 앞에서 이분이야말로 나를 참 삶에로 이끄시는 분, 내 삶을 전폭적으로 맡겨도 안심할 분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든든했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참 평화를 누렸을 것입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다시 한 번 자극제를 투여하십니다. 갈릴래아 호수가 역풍에 제대로 한번 뒤집히듯이 제자들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뒤흔들어놓으십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 어느새 예수님이란 존재도 잊어버리고, 참 생명이니, 제자로서의 삶도 다 잊어먹습니다. 그저 겁이 나고, 우선 살아야겠다는 마음에 비명을 질러댑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제자들의 배위로 오르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결국 우리 신앙 여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만하지 않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것입니다. 그분의 자비, 그분의 도움을 구하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그분 품안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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