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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1일 연중 제1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11 조회수971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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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연중 제1주간 화요일-마르코 1,21ㄴ-28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구원을>

 

 

    여러 가지 행사 참석이나 소풍 등으로 고속도로를 자주 타는 편입니다. 웬만해서는 수련자 형제들에게 핸들을 맡기지 않는데, 아주 가끔씩 부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마다 드는 느낌이 한 가지 있지요. 제가 직접 운전을 할 때는 전혀 못 느끼던 것인데, 다른 누군가가 운전할 때면 그렇게 불안할 수가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간섭을 하게 됩니다.

 

    “브레이크, 브레이크! 자네는 왜 그렇게 차간 거리를 바짝 붙이나?”

 

    “조심, 조심, 옆에 차가 끼어 들어오잖아!”

 

    “어이, 좀 천천히 못 달리겠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최고 120Km 절대 넘기지 말라고, 알았어?”

 

    착한 형제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예! 알겠습니다!”만 연발합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제가 운전을 할 때였습니다. 행사 시간이 꽤 촉박했습니다. 규정 속도로 가다보면 빠듯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하필 옆자리에 앉아있던 형제는 지난번 제가 단단히 야단치며 교육시켰던 바로 그 형제였습니다. 어쩔까 하다가, 특수상황이니만큼, 하면서 좀 밟기 시작했습니다. 130, 140, 150, 160...

 

    바로 그때 그 형제의 입이 점점 벌어지고, 눈이 점점 커지더니, 다급하게 하는 말,

 

    “신부님, 지금 160이예요. 지난번에 저더러는 절대 120넘기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아,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흠흠, 아, 그랬지? 그래도 지금 자네도 보다시피 시간이 많이 촉박하지 않은가? 뭐 이럴 땐 어쩔 수 없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제 적나라한 실상을 후배에게 제대로 들키게 되어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습니다. 권위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쌓아가야 하는 것이겠지요.

 

    권위의 배경에는 반드시 갖춰져야 할 기본적인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언행일치입니다.

 

    요즘 대다수의 국민들,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못합니다. 아예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얼굴을 돌립니다. 투표장에도조차 가지도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언행일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때 그들이 선거 전에 내세웠던 수많은 장밋빛 청사진들, 요란스러웠던 공약들에 귀가 솔깃할 때도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그렇게만 된다면, 하는 생각에 귀중한 한 표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거의 말잔치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본인 스스로 했던 약속들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습니다.

 

    반면 예수님을 보십시오. 말씀하신 바로 그 자리에서 당신 말씀이 실현됩니다. 악령 들린 사람 앞에서 내가 언제까지 악령을 고쳐주마, 하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한번 최선을 다해보겠다, 고 말씀하지도 않으십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악령을 물리치십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을 악령으로부터 해방시키십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구원을 베푸십니다.

 

    우리의 주님은 이처럼 능력의 주님이십니다. 권위의 주님이십니다. 인간의 필요 앞에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으시고 즉각적으로 움직이시는 역동성의 주님이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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