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열병으로 누워있었는데'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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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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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1-12 | 조회수395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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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으로 누워있었는데(마르1,29-39) -유 광수신부-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은 악령 들린 사람에게 "조용히 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는 말씀 한 마디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는 놀라운 권능을 드러내셨다. 사람들은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들도 복종하는구나."하며 서로 놀라는 모습을 보았다. 권위 있는 말씀으로 치유받은 더러운 영이 들렸던 사람이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새로운 인간의 모습을 오늘 복음을 통해서 보여 주신다. 즉 "때가 차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고 말씀하신 대로 회개하고 복음을 믿고 하느님의 나라에서 사는 삶이 어떤 삶인지를 오늘 복음에서 열병으로 누워 있던 부인이 일어나 시중을 드는 모습으로 보여 주신다.
예수님이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는데 손님을 반갑게 맞이해야할 부인이 열병으로 누워 있는 상황이었다. 일어나서 손님을 반갑게 맞이해야겠는데 몸이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다. 시몬의 장모가 무슨 병으로 열이 나서 누워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손님이 오셨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있다는 것이다. 누워 있다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열병은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막는 하나의 악이다. 우리도 열이 나서 자리에 누워 있을 때가 있었는가? 언제 또 무엇 때문에 열병을 앓았는가? 열병이란 단순히 육체적인 병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앓고 있는 열병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배반당했을 때, 부부 싸움을 했을 때,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당했을 때, 사업에 실패했을 때, 화가 났을 때, 또는 질투심이나 이기심 등 여러 가지 이유로도 열병을 앓을 수가 있다. 아마도 우리는 육체적인 병 때문이 아니라 정신적인 이유로 열병을 앓을 때가 더 많은 지도 모른다. 복음을 보면 제자들도 심하게 열병을 앓고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예수님이 수난에 대한 두 번째 예고를 하신 후 제자들이 길에서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인가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툰 일이 있다(마르 9, 33 참조). 제자들이 높은 자리를 놓고 서로 다투었다는 것은 일종의 시기심, 질투심이요, 그것 때문에 자기들 안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열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더러운 영은 우리를 열병으로 누워있게 만든다. 정신적인 대부분의 열병은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에 의한 삶을 살지 아니하고 더러운 영의 노예가 되어 생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떤 열병이든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삶의 의미를 상실해 버리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그래서 자리에 눕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악이다. 악은 사람을 점점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만들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러기에 어떤 열병이든 그것은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기 때문에 반드시 치유받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 자신이 열병을 앓아서도 안되고, 또 다른 사람이 열병을 앓게 원인 제공을 해서도 안 된다. 이런 모든 악은 하느님이 만들어 주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또는 잘못된 주위 환경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 앓고 있는 열병이 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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