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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과 안식처" - 1.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14 조회수476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1.14 연중 제1주간 금요일

히브4,1-5,11 마르2,1-12

 

 

 

 

 

"믿음과 안식처"

 

 

 

집이, 방이 좋아야 합니다.

자기 집을, 자기 방을 지니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본능적 욕구입니다.

집이, 방이 좋으면 마음 또한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집이 방이 아무리 좋아도

마음에 불안이나 두려움 가득하면

안식처로서의 집은 그 기능을 상실하고 맙니다.

여기서 집이나 방이 상징하는 바는 ‘영원한 안식처’입니다.

 

영원한 참 안식처는 주님이십니다.

다음 복음 구절도 이를 분명히 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주님의 안식처를 찾아 끊임없이 수도원을, 성전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복음 첫 장면의 묘사도 주님이 참 안식처임을 입증합니다.

 

‘그분께서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퍼지자,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우리의 진정한 제자리의 안식처는 바로 주님이심을 깨닫게 하는 구절입니다.

참 안식을 주는 영원한 안식처는 주님뿐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늘 평화로운 사람들

참 안식처인 주님 안에 있는 정주의 사람들이요,

반면 늘 불안하고 불화한 이들은 안식처인 주님을 벗어난 이들입니다.

참 가깝고도 먼 참 안식처입니다.

주님과 함께함을 깨달아 살 때는 지금 여기가 안식처이지만

이를 깨닫지 못할 때는 참 멀리 느껴지는 안식처입니다.

 

제자리의 참 안식처인 주님께 이르는 길은 믿음뿐입니다.

항구한 믿음을 통해 안식처에 이르고, 안식처에서의 삶입니다.

항구한 믿음의 표상에 오래된 나무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제가 즐겨 읽는 ‘나무와 사람이야기’라는 신문 칼럼에

어제 나온 나무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천연기념물381호인 경기 이천 도립리에 있는 반룡송이라는

1000년전 통일 삼국시대 도선 스님이 심은 나무라합니다.

나무의 모습 자체가 항구한 믿음의 표상이요 감동입니다.

마을의 말없는 수호신이요 정신적 지주로

스승 역할을 해온 반룡송 소나무입니다.

장차 큰 인물이 나올 곳이라 예언했다는 스님의 말씀이 생각나

여기서 얼마나 많은 훌륭한 인물이 배출했느냐는 방문객의 물음에

칠순 노인의 진솔한 답이 감동입니다.

 

“훌륭하다는 기준이 뭔데?

  돈 많이 벌고 정치하는 사람 돼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거?

  우린 그거 하나 부럽지 않거든.

  자식 잘 키우고 정직하게 사는 게 제일 훌륭한 거야.

  소원도 그래.

  우리네는 대단한 욕심이 없어.

  남 속이지 않고 화평하게 잘 사는 게 제일 큰 소원이야.

  우리 반룡송이 그걸 다 이뤄준 거야.

  그래서 우리 마을엔 허리 굽은 노인도 없이 다 건강하고

  내남없이 잘 지내지.”

 

깨달은 각자(覺者)의 말씀 같지만 보통 사람의 염원이기도 합니다.

이런 반룡송 같은 항구한 믿음의 어른 자체가

사람들에게는 참 안식처의 표지입니다.

평화운동에 열정을 다하는 어느 평화운동가의 고백도 좋습니다.

 

“평화운동 과정에서 깨우친 가장 큰 교훈은 꾸준함이었다.

  섣부른 희망과 성급한 절망의 교차 속에서

  더욱 꾸준함의 가치를 절감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꾸준한 믿음이

참 안식처에 이르는 지름길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1독서 히브리서의 주제도 안식처입니다.

믿음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안식처입니다.

 

“믿음을 가진 우리는 안식처로 들어갑니다.”

 

“그러니 그와 같은 불순종의 본을 따르다가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없게,

  우리 모두 저 안식처에 들어가도록 힘씁시다.”

 

항구한 노력의 믿음이, 순종의 믿음이 있어 안식처이지

저절로 은총의 안식처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중풍병자 역시 네 동료들의 믿음 덕분에

참 안식처인 주님을 만나 치유를 받습니다.

동료들의 믿음에 감동하신 주님의 치유선언입니다.

 

“예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라.”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고백합니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제자리의 참 안식처인 주님 안에 살 수 있는 길은 믿음뿐입니다.

믿음을 가진 이들만이 안식처에 들어갑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참 안식처인 주님 안에서

우리의 영육이 새롭게 충전, 치유되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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