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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 1.1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16 조회수461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1.16 연중 제2주일

이사49,3.5-6 1코린1,1-3 요한1,29-34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의 종,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말씀 따라 오늘 강론 제목은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로 정했습니다.

 

마침 ‘한 빛나’라는 자매의 이름이 생각납니다.

주님의 빛나는 삶을 살라고 어머니가 ‘빛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는데

참 좋은 이름입니다.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삶을 살았던 주님의 종들입니다.

큰 인물이 세상을 떠나면 별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요 몇 년간 참 많은 큰 별들이 떨어졌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두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얼마 전에는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이 영희 선생과 이 돈명 변호사가 세상을 떠났고,

또 이리저리 크고 작은 많은 별들이 떨어졌습니다.

새삼 세상을 밝힐

하늘의 별 같은 주님의 종들이 절실한 시절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

세상 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살라고 불림 받은 주님의 종들입니다.

문득10년 전 봄철에 써놓은 민들레꽃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예전 집짓기 전 한옥 같은 수도원 숙소 뒤뜰 마당에는

봄마다 민들레꽃이 가득했었습니다.

 

 

“어! 땅도 하늘이네.

  구원은 바로 앞에 있네.

  

  뒤뜰 마당

  가득 떠오른

  샛노란 별무리

  민들레꽃들!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 수 있겠네.”

 

미국에서 잠시 공부하던 중 이 시를 영역하여 발표했을 때,

이심전심 이 시를 극찬했던 교수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의 종이 되어 하늘의 별처럼 살라고 불림 받은 우리들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 모두 주님의 종이 되어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을 체험해야 합니다.

 

마음의 눈이 열려 주님을 보아야 합니다.

눈이 있다고 다 똑같은 눈이 아닙니다.

마음 따라 보는 눈입니다.

마음이 깨끗할 때 마음의 눈이 열려 하느님을 봅니다.

마음이 깨끗할 때 마음의 귀가 열려 하느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마음의 눈이, 마음이 귀가 닫혀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이런 은총을 청해야 하고 부단한 수행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각고의 수행으로 마음 깨끗해졌을 때

은총으로 마음의 눈을,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얼마나 확신에 넘친 세례자 요한의 감격의 고백인지요.

주님을 체험할 때 샘솟는 기쁨에 활력입니다.

예수님을 보는 순간 눈이 활짝 열려

즉시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주님을 알아보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여러분도 이 미사 중 마음의 눈 활짝 열고 주님을 보시기 바랍니다.

값싼 은총은 절대 없습니다.

노력과 함께 가는 은총입니다.

광야에서의 각고의 수행이 있었기에

이런 주님을 체험한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천주의 어린양을 알아 본 이는

세례자 요한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하느님 은총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의 부족한 수행의 노력을 반성해야 합니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우리 역시 세례자 요한처럼

주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주셔야 그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왜 삶이 무기력하고 기쁨이 없습니까?

주님을 체험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주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힘과 시간 낭비하지 말고

부단히 하느님을 찾는 수행의 노력에 힘쓰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당신의 적절한 때에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보여주실 것입니다.

 

 

 

주님을 증언해야 합니다.

 

주님을 증언하는 삶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주님을 체험했을 때 저절로 내적변화요 증언의 삶입니다.

체험에서 나온 증언이 진정한 증언이요 감동을 주어 사람을 움직입니다.

이래서 기도하고 일하라는 우리 분도수도회의 수도가훈입니다.

기도에서 하느님을 체험하고 일에서 하느님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아니 우리 전 삶이 주님을 증언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삶 따로 증언 따로’의 삶이 아니라

삶이 바로 증언인 삶일 때 저절로 복음 선포입니다.

세례자 요한을 비롯한 사도 바오로 및 모든 하느님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삶과 증언이 일치된 삶이었습니다.

이런 주님과 일치된 증언의 삶을 통해서

저절로 쏟아지는 하느님의 강복입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주님의 참된 증언자를 통해 우리에게 선사되는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주님을 증언하는 삶에서 우선적인 게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기도보다

더 좋은 하느님 체험도, 하느님 축복도,

하느님 증언도,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수도자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증언과 삶을 하나 되게 하는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아주 예전 강우일 주교님의 수녀원 종신서원식 때 하신 말씀 중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수도자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를 보여주는 사람이다.”라는

말씀입니다.

어디 수도자뿐이겠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를 보여주는 현존의 사람보다

더 좋은 주님 증언도, 복음 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의 종이 되어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맏형님으로 모신 우리들의 신원은

그대로 예수님의 신원과 일치합니다.

참 존귀한 품위의, 자존감 넘치는 우리의 신원은

하느님의 자녀이자 주님의 종입니다.

하느님 없이, 그리스도 예수님 없이는 우리 신원도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오로’로

자기 신원을 분명히 합니다.

바로 이런 신원의식에, 정체성에 철두철미 충실할 때

우리 모두 세상 하늘의 빛나는 별들 되어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원한 비전은, 꿈은, 목표는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기대 수준은 이렇듯 높습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드러나리라.”

 

예수님을 통해, 이어 우리를 통해 실현되는 이사야 예언입니다.

다음 계속되는 고무적인 말씀도

그대로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 줍니다.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참 귀한 우리의 성소입니다.

모태에서부터 우리를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신 주님이십니다.

누가 뭐래도 주님 눈에 소중한 우리들이요

늘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당신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우리를 세상의 빛으로 세우셨습니다.

 

 

주님의 종이 되어 살라고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입니다.

세상의 빛이 되어, 세상 하늘의 빛나는 별이 되어 살라고

부르심을 받은 당신 자녀들인 우리들입니다.

 

부단히 주님을 체험하고 주님을 증언하는 삶에 충실할 때

비로소 주님의 종으로서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매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성령으로 새 이스라엘 우리를 충만케 하시어

세상의 빛으로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빛나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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