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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9일 연중 제2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19 조회수1,067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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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연중 제2주간 수요일-마르코 3,1-6


 

“손을 뻗어라.”

 

<구원을 위한 세 가지 당부>

 

 

    언젠가 운동하다가 오른팔을 다쳐 한 달 정도 깁스를 하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정말 불편하더군요. 여름에 그랬었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깁스한 부위가 가려울 때 정말 미칠 뻔 했습니다. 너무 가려운 나머지 드릴로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막대기를 넣어 긁기도 했습니다.

 

    불편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쓰는 것, 밥 먹는 것, 물건 드는 것... 등등. 또 한 가지 불편한 것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반가움의 표시로 많은 분들이 악수를 청합니다. 깁스를 하게 되니 인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불편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겪은 여러 불편 가운데 가장 큰 불편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제가 생각할 때 육체적 불편은 그나마 견딜만했을 것입니다. 가장 큰 불편은 정신적, 심리적 불편이 아니었겠는가 생각합니다.

 

    손이 오그라듦으로 인해 그는 다양한 소외감을 겪었을 것입니다. 우선 오그라든 손이 눈에 띄니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시선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함께 놀이할 때나 일할 때나 그 어떤 것을 할 때도 오그라든 손으로 인해 늘 제약을 받아왔고,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열등감, 소외감, 우울함, 고독감에 사로잡혀 힘겹게 살아왔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오늘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그동안 이 세상 그 누구로부터도 받지 못했던 큰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듣습니다.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손을 뻗어라.”

 

    일어나라: 오그라든 손으로 인해 한 평생 의기소침해서 제대로 한번 당당하게 일어서보지 못한 그에게 예수님께서는 이제 훌훌 털고, 안심하고, 나를 믿고 일어서라고 초대하십니다.

 

    오늘도 죄와 병고와 상처로 인해 일어나 앉아있을 힘조차 없어 드러누워만 있는 우리를 향해 주님께서는 이렇게 외치고 계십니다.

 

    “일어나라!”

 

    가운데로 나와라: 그는 오그라든 손으로 인해 한평생 주변인으로 살아왔습니다. 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이 세상의 가장 구석진 곳으로 몰아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데, 스스로를 자학하며 괴롭히며 왕따로 만든 그에게 가운데로 나오라고 당부하십니다.

 

    오늘도 스스로를 소외시키며, 스스로를 철저하게도 삶의 외곽으로 밀쳐내며,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혀 힘겨워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너는 네 인생의 주인공이니 당당하게 이 세상의 중심으로 나오라는 의미로 이렇게 강조하십니다.

 

    “가운데로 나와라!”

 

    손을 뻗어라: 오그라든 손으로 인해 인생마저 왜곡된 그에게 예수님께서는 손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포함해서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에서 손을 뻗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도 용서하지 못하는 꽁한 마음, 그 누군가가 던진 상처로 인해 굳어진 마음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우리를 향해 이제 원래 하느님께서 주신 첫 마음을 회복하라, 보다 자유로워져서 자비하신 하느님께로 돌아가라, 평화롭게 살아가라는 당부로서 이렇게 외치십니다.

 

    “손을 뻗어라!”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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