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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몸이 움직여야 마음도?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20 조회수659 추천수10 반대(0) 신고

몸이 움직여야 마음도?

                                            

 

 

오늘은 2시도 안 되어 잠이 깼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회의를 하여 몸이 피곤한 때문인지 바로 일어나지지 않아 얼마간 잠자리에 누워있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천장에서 내려다보듯 제가 보이고 제가 가엾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그럴까?

어제 머리를 많이 쓰는 회의를 한 뒤의 건조함과 공허감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 자기 전에 읽고 잔 오늘 복음 때문일까?

 

내 마음이 더 따듯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마음이 더 생동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느낌을 갖고 일어나 오늘 복음을 마주 하니 예수님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기에 이렇게 예수님을 찾아 나서고 나는 어떤 사람이기에 예수님을 찾아 나서지 않을까?

 

수도원에 매일같이 미사 드리러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강추위에도 빠지지 않고 그 새벽에 미사 드리러 오셨습니다. 저는 우리 집에서 미사를 드리니 찾아 갈 필요가 없었지요.

 

찾아 가는 것, 몸이 가지만 몸이 가기 전 마음이 찾습니다. 그러니 찾아 감에는 몸과 마음의 어떤 관계가 있습니다. 몸이 찾아 갈 필요가 없으니 마음의 찾음이 그리 열렬하지 않습니다. 몸이 편안하니 마음이 그리 뜨겁게 찾지 않습니다.

 

저는 하느님이 내 안에 계시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찾아 어디 갈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하느님을 찾아 어디 간 적이 없습니다. 유명한 강사를 찾아 가시는 신자들을 보고 좋은 강의를 들으러 가는 우리 형제들을 봐도 나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형제들이 영화 “위대한 침묵”을 보고 와서 그 느낌을 얘기하고 우리 카페에 그 영화 감상이 올라와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 영화 괜찮은 영화일 거라 생각이 들어도 굳이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입니다.

 

몇 년 전 “워낭 소리”처럼 누가 표까지 사 와서 같이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가고, 또 가서 보면 감동을 받겠지만 아직까지 갈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작년 “워낭 소리”를 보고 감동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聖事的인 영화라고 생각하고 “위대한 침묵”도 그럴 것입니다. 그래도 갈 생각이 없습니다.

 

아무튼 수도원 성당에 성체가 모셔져 있고, 내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고 생각하니 무엇을 찾아 어디 갈 생각이 없고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것이 저의 축복인 것 틀림없지만

微動도 않으니 感動도 없는 것은 아닌가,

몸으로 찾지 않으니 주님을 찾는 마음도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깊이 생각하게 되는 새벽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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