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20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다. 21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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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가을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박지성 선수에 대한 보도가 생각난다. 한 시즌 38경기 중에 3분의 1 정도의 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3위를 달리고 있던 박 선수 팀은 중요한 경기를 맞게 된다. 하위팀과의 경기지만 선두권에 달라붙느냐 아니면 중위권으로 밀려나느냐의 기로에 서 있고, 이 경기를 마치면 강팀들과의 대결이 남아 있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날 경기에 나서는 스타급 주전들이 부상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거 결장하고 박지성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신예들이었다. 박 선수 팀은 상대팀에게 시종일관 밀리며 졸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박지성 선수만은 달랐다. 그는 전반 종료 직전에 골을 성공시켰고, 후반에도 일대일 무승부 상황에서 경기가 끝나기 직전 드라마 같은 골을 성공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선두권 진입에 교두보를 마련한다. 이러한 박지성 선수를 두고 언론에서 미친 ‘존재감’ 이라는 표현으로 극찬하게 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미쳤다는 소문이 나고 그 소문을 들은 성모님과 친척들은 예수님을 만나러 오신다. 당신 아들이 남다른 데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미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사실 예수님은 미쳐 있었다. 사람들도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미쳐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귀 들려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예수님 자신과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은 하느님께 미쳐 있었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 미쳐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유다인들의 스승이라고 자처했던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은 그냥 평범한 존재감을 지닌 사람들이었지만 그 당시 사람들의 눈으로 봤을 때 예수님은 그야말로 하느님 아버지께, 하느님 나라를 위한 ‘미친 존재감’ 을 지닌 분이었을 것이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살면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가족을 사랑하는 일에 목숨을 내놓을 만큼 하느님을 위해 자신의 전 존재를 바쳐야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 사람은 미쳤다.’ 는 ‘미친 존재감’ 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그런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박공식(광주대교구 이주민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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