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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쳐야(狂) 미친다(及)" - 1.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22 조회수54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1.22 연중 제2주간 토요일

                                                                                                    히브9,2-3.11-14 마르3,20-21

 

 

 

 

 

"미쳐야(狂) 미친다(及)"

 

 

 

오늘은 ‘미침(狂)’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미치다’라는 뜻이 재미있습니다.

 

‘1(일정한 곳에)가 닿거나 이르다.

  2(언행이)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다.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푹 빠지다.’였습니다.

어떤 경지에 미치기 위해서는 그 일에 몰두하여 미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여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고는 미치지 못한다는 말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정상인과 미친 사람은 백지 한 장 차이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미치고 싶은 갈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치지 않고 맨 정신으로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무엇에, 어떻게 미치는가가 문제입니다.

제대로 하느님 사랑에 미치면 성인이고,

시에 미치면 시성, 그림에 미치면 화성, 음악에 미치면 악성이요,

제 분야에 제대로 미치면 장인이나 명인입니다.

반면 이상하게 잘못 미치면 폐인입니다.

술에 미쳐 술중독이요, 돈에 미쳐 돈 중독, 성에 미쳐 성 중독,

일에 미쳐 일중독, 도박에 미쳐 도박 중독 등 끝이 없고 결과는 폐인입니다.

누구나의 미치고 싶은 열정을 어떻게 발산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향해 사랑으로 제대로 미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정상인의 시각으로 볼 때

집과 친척, 직업을 버리고 무리들과 떠돌아 다니며 생활을 하는 예수님은

미쳤음에 분명합니다.

하늘나라의 비전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미친 예수님이셨습니다.

제대로 미친 사람들이 역사를 이루어 갔고

하늘의 별들처럼 세상의 어둠을 밝혔습니다.

만일 예수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인류 역사는 어떻게 전개됐을지 상상해보십시오.

미친 사람들 없는 세상 참 재미없을 것입니다.

 

미치기로 하면 예수님의 후예들인 우리 수도승들도

예수님처럼 하느님 사랑에 미친 사람들입니다. 

머리 깎고 검정 수도복에 수도원 안에서 죄수(?) 같은 생활은 

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하느님 사랑에 제대로 미치기 위해

하느님 안에 정주하면서 하느님 찾는 열정을 기도와 일에 쏟으며

균형 잡힌 삶을 사는 여기 수도승들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잘 못 미친 게 아니라

하느님 사람에 제대로 미쳐 매력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수도원을 찾습니다.

미친 사람들에게 괴력이 나오듯

하느님 사랑에 제대로 미친

예수님이나 성인들, 수도승들에게 나오는 내적 힘의 괴력입니다.

얼마 전에 저도 제대로 미친 아름다운 부부를 만나 감동했습니다.

연상의 불구의 여자와 연하의 카이스트 박사 출신의

부부 간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정상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하나의 사랑의 기적이었습니다.

남자 쪽 부모의 집요한 반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막을 수 없어 결혼하게 되었고

몇 년 만에 뜻밖에 만난 두 분의 밝고 행복한 모습에 안심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 사랑 안에서 제대로 미친 두 분을

기적처럼 부부로 맺어 주신 것입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요 잘못 이상하게 미치면 폐인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향해 사랑에 미치는 것입니다.

 

바로 매일 거행하는 성체성사의 은총이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새 계약의 제사는 바로 미사성제를 가리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이루어진

  좋은 것들을 주관하는 대사제로 오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피조물에 속하지 않는

  더 훌륭하고 더 완전한 성막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염소와 송아지의 피가 아니라 당신의 피를 가지고,

  단 한 번 성소로 들어가시어 영원한 해방을 얻으셨습니다.”

 

우리 역시 완전한 성막의 미사 안에서

대사제 그리스도의 은총에 참여함으로 영원한 해방을 얻어

하느님을 향해 제대로 미치게 되었습니다.

영원한 영이신 성령을 통하여 흠 없는 당신 자신을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은총)는 우리의 양심을 죽음의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계신 하느님을 충실히 섬길 수 있게 합니다.

이 모두 새 계약의 제사인 미사 은총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끊임없이 정화하고 성화하여

당신 사랑 안에서 제대로 미친 성인의 삶을 살게 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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