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 (28) 영성체 : 굳은 신앙과 기쁜 마음으로 신자들은 영성체를 하기 전 신앙고백을 해야 한다. 사제가 성체를 들고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에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하고 외치면 신자들은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하고 고백한다. 이때 "하느님의 어린양"은 요한 세례자가 예수님께 붙인 칭호이며 동시에 묵시록(19,9)에 나오는 성경 말씀에 근거를 둔 고백이다. 그리고 신자들의 응답은 백부장의 고백(마태 8,8)에 근거해 겸손한 자세와 확고한 믿음에서 나오는 고백이다. 미사에서 신자들의 고백 목소리는 중요하지만 성체를 모시기 전에 하는 고백은 신자들이 평화스러움과 함께 벅찬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굳은 신앙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성체하는 모든 신자들은 성체를 영하기 전에 바로 옆 형제ㆍ자매와 평화를 나눈 것을 기억하면서 기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갖고 영성체 행렬에 참가하는 신자들은 선택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면서 더불어 경건하게 제단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영성체는 사제가 먼저 성체와 성혈을 영하고(이때 주례사제가 큰 성체의 일부분을 성합에 넣어 미사에 참여한 신자에게 주는 것은 사목적으로 좋은 배려라고 할 수 있으며, 성혈은 일반적으로 사제만 마신다), 특별하게 허용된 경우(미사 거행에서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부제와 다른 사람들, 수도원 미사 또는 '공동체' 미사를 드리는 공동체 회원들, 신학생들, 영성 수련, 피정,영성 모임 등 사목 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의 경우-미사경본 총 지침 283항)에는 양형 영성체도 매우 바람직하다. 성체를 줄 때 사제는 성체를 영할 신자에게 들어 보이며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신자들은 "아멘"이라는 동의를 표한다. 이때 아멘은 자신에게 보여지는 밀떡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고백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모든 이들이 성체와 성혈을 먹고 마셔야 진정한 영성체에 참여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성체만으로도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를 이룰 수 있다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교회간의 일치, 혹은 하나의 공동체 구성원이라는 생각으로 아직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혹은 개신교 신자들)에게 성체를 나눠 주는 경우가 있는데, 결코 나눠 주어서는 안 된다. 성체를 영하는 신자들은 손으로 영하거나(왼손으로 받고 오른손으로 집어 영한다) 입으로 직접 성체를 영하는데, 한국 교회에서는 손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때 신자들은 사제가 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쉽게 받기 위해 사제가 성체를 주는 높이에 맞춰 손을 내민다. 너무 높게 혹은 낮게 손을 내밀 때 그리고 손을 너무 가슴 쪽으로가 있으면 사제들이 성체를 분배하는 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성체 분배를 도와주는 평신도들은 교회에서 주관하는 과정을 이수함으로써 주례 사제를 도와 성체를 분배할 수 있다. 단 성체분배 때 성체가 부족하다고 여겨 성체를 쪼개는 행위는 허락되지 않는다. 성체를 쪼개는 것은 사제(때론 부제)에게 부여된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10년 3월 14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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