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achers of the Law who had come from Jerusalem said,
"He is possessed by Beelzebul:
the chief of the demons helps him
to drive out demons."
Jesus called them to him and began teaching them
by means of stories or parables,
"How can Satan drive out Satan?
If a nation is divided by civil war, that nation cannot stand.
(Mk.3.22-24)
1998년 일본 총리로 지명된 오부치 게이조의 별명은 ‘식은 피자’였다. 정치 경력이나, 지지율 등 별로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이란 의미다. 침체된 경기를 부흥시킬 강력한 지도자를 원했던 사람들은 “사흘밖에 못갈 총리.”라고 험담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의 진가는 총리가 된 뒤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부치는 각계각층의 인사와 여야 의원, 유명인과 일반인 등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전화를 걸었다. 용건은 칭찬과 격려가 대부분이었다. 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고등학교에는 축하를, 부인의 병 뒷바라지를 위해 사퇴한 시장에게는 위로를, 베스트셀러 책을 낸 장애인 대학생에게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또한 자신의 부족함을 지적한 기자에게는 “나를 알려 줘서 고맙다.”라며 조언을 구했고, 야당 의원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날은 “답변이 부족해 미안하다.”라며 보충 설명을 했다.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전화를 걸어 의견을 듣고 민심을 파악한다고 해서 ‘오부치 폰’이라는 유행어도 만들어졌다.
타고난 성실성과 반대 의견까지 경청하고 포용하는 오부치의 모습은 사람들 마음을 움직였다. 취임 당시 25%에 불과하던 지지율은 이내 50%를 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력을 발휘하는 그의 정치 스타일은 ‘느린 소 리더십’이라고 불렸다. 2000년 오부치가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빌 클린턴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하루 50통씩 전화해 심금을 울렸다.”라며 그의 인품을 극찬했다. 그렇게 오부치는 사람들 마음속에 ‘식은 피자’가 아닌 ‘사람 좋은 오부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