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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01 조회수907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2월 1일 연중 제4주간 화요일
 
 
 
 “Do not be afraid; just have faith.”
(Mk.5.35)
 
 
제1독서 히브리서 12,1-4
복음 마르코 5,21-43
 
주변을 보면 사업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들이 사업을 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어떤 이익을 기대하면서 하는 것입니다. 설혹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볼 지라도 나중의 흑자를 예상하면서 시작하는 것이 사업이지요. 만약 흑자가 아닌 적자만 계속 보게 된다면 그 사업의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데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이 있습니다. 바로 인생 사업입니다. 그리고 이 인생 사업에서도 성공을, 즉 흑자를 내는 것이 정상적인 삶이겠지요.

인생 사업에서 흑자를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마도 행복한 시간이 불행한 시간보다 많은 것입니다. 그리고 편안, 즐거움, 보람 등의 시간이 불안, 괴로움, 허무함 등의 시간보다 더 많을 때 흑자를 보는 인생,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나의 인생에서 흑자를 보면서 살고 있을까요? 사업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흑자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인생 사업에서는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쉽게 포기하고 쉽게 좌절하는 경우가 왜 그렇게도 많은지요? 그 이유는 사랑으로서 다가오시는 주님을 굳게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떠올려집니다.

어떤 남자가 야간 산행을 하다가 그만 절벽에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떨어지면서 어떤 돌부리를 붙잡게 되지요. 칠흑과도 같은 어둠 속에서 그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돌부리를 놓게 되면 절벽 아래로 추락할 것이고, 그렇다고 계속해서 돌부리를 잡고만 있을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하느님께 제발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지요.

“손을 놓아라. 살려거든 지금 네 손에 움켜쥐고 있는 그 돌부리를 놓으란 말이다.”

이 말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손을 놓으면 떨어져 죽을 테니까요. 그래서 그는 말씀을 무시하고 꾹 참았습니다. 해가 떠오르면 지나가는 사람이 자기를 구해줄 것을 믿으면서 말이지요. 해가 뜨고 살려달라는 말을 들은 어떤 등산객이 이 남자에게 말합니다.

“그 손을 놓으세요!”

하느님과 똑같은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발아래를 볼 수 있었지요. 자신이 낭떠러지라고 생각했던 그곳, 자신의 발 30Cm밑에는 평지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터운 믿음으로 과감하게 손을 놓을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있으며, 자신의 인생에서 흑자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오늘 복음에서도 볼 수 있지요. 야이로의 딸과 12년 동안 하혈하던 여인 모두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따랐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치유의 은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야이로의 딸은 인간적인 판단으로 분명히 죽었고, 그리고 자그마치 12년 동안 하혈하던 여인 역시 의사들로부터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놀라운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주님께 믿기만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 길만이 우리 인생의 커다란 성공을 가져오게 하니까요.

 

은혜를 감사로 받는 사람은 그 빚의 1회 분을 갚는 셈이다(세네카).




눈이 게으른 거다(정희재,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중에서)

어느 여름, 엄마를 도와 밭에 나가 김을 맨 적이 있었다. 시골에 가도 항상 손님처럼 놀다 오기 일쑤였지만, 그날은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호미를 들고 엄마를 따라나섰다. 한여름 넓은 콩밭에 쏟아지는 햇빛은 온몸을 삶을 것처럼 따가웠다.

똑같이 한쪽 고랑씩을 맡아 시작했건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벌써 저만치 앞서 갔다. 열린 땀구멍에서 더운 물줄기가 줄줄 흘러나왔다. 입에서 단내가 났다.

“엄마야! 이 넓은 콩밭을 언제 다 맨대요?”

그때 엄마가 던진 한마디.

“야야, 눈이 게으른 거란다.”

그 말을 하는 순간에도 엄마는 나를 돌아보지 않은 채 오직 당신 앞에 난 잡초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풀의 머리끄덩이 한 번 잡아당기고, 콩밭 한 번 둘러보고 한숨 쉬고, 그러느라 더 덥고 힘들었다.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벽에 부딪쳐 그만 포기하고 싶어질 때면 엄마의 어록을 떠올린다. 해가 지면 안도하고 새벽이 오면 또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겁났다던 엄마. 그런 세월을 살면서 엄마는 알아차린 것이다. 게으른 눈에 속으면 안 된다는 것을. 사람의 눈은 어리석기 짝이 없어서 해야 할 일 전부를, 인생 전체를 돌아보며 겁먹기 쉽다는 것을. 엄마는 말했다. 오직 지금 내딛는 한 걸음, 손에 집히는 잡초 하나부터 시작하면 어느새 넓은 콩밭은 말끔해진다고. 반드시 끝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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