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 숨어서 피고 싶어라.
최민순 신부님의 ‘두메꽃’이라는 시입니다. 세상의 온갖 번잡한 일을 벗어나 깊은 산속 외딴곳에서 주님만을 바라며 살고 싶은 한 사제의 마음이 가슴 저리게 전해집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들을 떠나 ‘외딴곳’으로 가서 쉬고자 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일치된 시간의 행복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에 홀로 머물고 싶은 마음이 늘 간절하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소음에 노출되어 있고, 늘 번잡한 일에 매달려 있습니다. 매일매일 전투를 하듯 어디엔가 쫓기듯 삽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는 계명은 주일에 미사 한 번 참석하면 모든 의무를 다한 것처럼 여깁니다. 그다음은 즐기고 놀아야 쉰 것 같습니다.
참된 ‘쉼’이란 마음을 고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마음은 호수’라고 했듯, 우리 마음이 고요로와야 호수 표면에 하늘의 달그림자도, 산 그림자도 담아낼 수 있습니다. 고요로움 속에서 내 인생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고, 나의 날을 새롭게 준비하시는 주님의 창조의 손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왜 제자들에게 외딴곳으로 가서 쉬라고 하셨는지, 또 당신께서도 왜 군중을 떠나 외딴곳에 가서 머물고 싶어 하셨는지 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