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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05 조회수900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His heart was moved with pity for them,
for they were like sheep without a shepherd;
and he began to teach them many things.
(Mk.6.34)
 
 
 
제1독서 히브리서 13,15-17.20-21
복음 마르코 6,30-34
 
어느 날 칠순 넘은 할머니 한 분이 낡은 노트 한 권을 들고 유명한 작가의 집에 찾아왔습니다. 그러더니 대뜸 이렇게 물었지요.

“이보게. 자네 같은 대작가에게 묻고 싶은 게 있네. 여기 이 글을 쓴 아이가 작가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한번 봐 주지 않겠나?”

노트를 꼼꼼히 살펴보던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죄송하지만 이 글만 봐서는 작가로서 특별한 재능이 보이지 않는 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할머니가 큰 소리로 웃었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지요.

“이제 보니 자네도 엉터리로구먼, 30년 전 자네가 초등학교 때 썼던 글을 몰라보니 말일세.”

하지만 그는 태연하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 말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의 저는 타고난 재능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평범을 초월하는 노력만이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인 오노레 드 발자크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워낙 대문호로 불렸기에 어렸을 적에 쓴 글에 이미 그의 재능이 비춰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때에는 아직 재능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즉, 그의 모든 글들은 계속된 노력을 통해서 완성된 것입니다.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우리 주위에서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아주 적은 극소수 일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 능력과 재주가 없다고 포기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에게 그러한 재능이 없다 하더라도 주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노력’이라는 힘을 주십니다.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주님께서 제일 원하시기 때문이지요.

이는 오늘 복음에서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전교여행으로 너무나도 피곤한 상태, 그래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시지요. 이에 사람들은 예수님을 쫓아서 옵니다. 이렇게 자신을 따르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는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들을 떠나지 않고 함께 하시면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군중들의 간절한 노력을 통해서 예수님과 함께 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얻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주님께서는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가엾은 마음을 간직하시는 사랑 가득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에 대해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재주가 없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닌, 어떠한 순간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굳센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노력만이 주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간직하는 자만이 제1독서에 나오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일까요?

 

밝은 성격은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보다도 더 귀한 재산이다.(데일 카네기)




조금 밑진 듯 살자(‘행복한 동행’ 중에서)

가천의대 이성낙 전 총장이 독일에서 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재직할 때 일이다. 한 대학의 제의로 한국에 돌아왔는데, 고등학교 동기동창 몇몇이 마침 그 대학의 조교수로 있었다. 이 전 총장은 부교수로 임명을 받았다. 독일 대학에서의 교수 자격을 인정받았던 것이다. 2년 뒤에는 정교수 승급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그는 동기동창보다 빠른 승진은 과분하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그해 동기생들이 모두 부교수로 승진했지만, 이 전 총장은 그로부터 2년이 더 지난 뒤에야 정교수 승진을 받아들였다.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누구든 거절하기 힘들다. 게다가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승진할 수 있다면 말할 것도 없다. 이 전 총장은 무슨 생각으로 승진을 사양한 것일까?

“그 일 때문인지 동기동창들과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요.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작은 포기’가 있었기에 오늘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늘 조금은 ‘밑진 듯이 살아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그가 가천의대 총장이 될 때도 사람들이 그를 신뢰하고 판단하는 밑거름으로 삼았던 것은, 그의 밑지고 사는 태도였다. 단기적으로 볼 때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장기적으로는 신망이란 보답으로 더 크게 돌아온 것이다.

당장은 조금 ‘밑진 듯이’ 살더라도 먼저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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