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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맛있는 삶, 빛나는 삶" - 2.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06 조회수421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2.6 연중 제5주일

이사58,7-10 1코린2,1-5 마태5,13-16

 

 

 

 

 

 

"맛있는 삶, 빛나는 삶"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이게 주님을 믿는 우리 모두의 신원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고 있습니까?

가장 흔하고 평범해 보여 소홀히 취급되기 쉬우나,

없으면 당장 아쉬운 것이

부패를 막고 맛을 내는 소금과 어둠을 밝히는 빛입니다.

소금과 빛을 대치할 수 있는 것은 세상 아무데도 없습니다.

바로 이런 꼭 필요한 존재인

소금 같고 빛 같은 소중한 존재들인 우리들입니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없고 보니 가장 그리운 사람들

바로 소금 같고, 빛 같았던 존재들입니다.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아주 예전 어느 자매님의

‘음식은 맛이 가면 버리기라도 하는데

자식은 맛이 가도 버릴 수 없고…’ 하던 탄식 같은 말이 생각납니다.

제 맛이 갔을 때, 제 맛을 잃었을 때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술맛처럼

살아갈수록 깊어지고 그윽한 제 맛의 ‘맛있는 삶’입니까?

제 맛을 잃어가는 맛없는 삶입니까?

제 빛이 갔을 때, 제 빛을 잃었을 때

역시 절망과 죽음의 어둠이,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이 그를 덮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세월 흐를수록 깊고 은은한 제 빛을 발하는 ‘빛나는 삶’입니까?

혹은 퇴색해 빛바래져 가는 어둠 짙어져 가는 삶입니까?

제 맛을 잃으면, 제 빛을 잃으면 그 인생 끝입니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갈수록 제 맛 깊어지고, 제 빛 그윽해지는 매력적인 삶은

누구나의 소망일 것입니다.

이제 제 맛의 맛있는 삶, 제 빛의 빛나는 삶의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사는 삶입니다.

 

좋든 싫든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역시 성부 성자 성령의 공동체적 하느님이고

사람 역시 공동체적 인간입니다.

혼자 살아도 완전 고립 단절된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안에 혼자여야 합니다.

사실 깊이 들여다보면 혼자인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깨닫는 것이 구원입니다.

바로 이게 성체성사가 가르쳐 주는 깊은 진리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세상의 소금이라 했고 세상의 빛이라 했습니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 가운데 있는 소금이자 빛입니다.

세상없는 소금, 소금 자체만으로는,

세상없는 빛, 빛 자체만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고, 아무 쓸모도 없습니다.

세상의 부패를 막아주고 세상을 맛나게 할 때 비로소 소금이고

세상의 어둠을 밝혀줄 때 빛입니다.

더불어 공동체 없이는 소금의 역할도 빛의 역할도 무의미합니다.

아무리 운동 잘해도 보아주는 이들 없고,

아무리 강론 잘해도 들어주는 이들 없고,

아무리 일 잘해도 알아주는 이들 없으면

그 잘하는 것들 참 무의미하게 생각될 것입니다.

소금이 소금될 수 있게 하고,

빛이 빛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더불어 공동체가, 세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소금으로 살고 싶어도,

빛으로 살고 싶어도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세상이 없으면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소금 역할을, 빛 역할을 펼칠 수 있는

더불어 공동체, 세상이란 장을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맛도 빛도 다다릅니다.

역시 비교의 대상이 아닙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 공동체에서

제 맛의 소금으로 맛있는 삶을, 제 빛으로 빛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찬양하는 삶입니다.

 

진짜 세상의 소금은 하느님이요 그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진짜 빛은 하느님이요 그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소금인 하느님이, 그 아드님이신 예수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세상은 벌써 부패 변질되어 없어졌을 것입니다.

빛이신 하느님이, 그 아드님 예수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세상은 온통 어둠일 것입니다.

이 주님을 닮아갈 때 비로소 세상의 소금으로,

주님의 빛을 반사하는 세상의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주님을 닮기 위해 하느님 찬양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여라.”

 

결국 궁극의 목표지점은 하느님 찬양입니다.

우리의 착한 행실의 빛이 사람들을 비출 때

본능적으로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착한 행실의 소금과 빛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이래서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양의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세상의 소금과 같고 빛과 같은

하느님 찬양의 공동전례기도 은총이

언제나 제 맛의 소금으로, 제 빛의 빛으로 살게 합니다.

하느님 찬양이 소금과 빛의 본질적 삶을 살게 합니다.

사도 바오로가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실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무척 떨렸습니다.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처럼 성령의 힘에,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둘 때,

또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으로 살아갈 때 소금과 빛의 삶입니다.

약하고 두렵고 떨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공동체와 함께 바치는 끊임없는 하느님 찬양이

성령의 힘에,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둔 삶을 살게 합니다.

제 맛의 소금으로 제 빛을 빛으로 살게 합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삶입니다.

 

사랑 실천을 통해 완성되는 하느님 찬양입니다.

비로소 소금과 빛의 역할의 완성입니다.

주님은 마태복음 5-7장의 산상설교 중

참 행복에 선언에 이어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강조하십니다.

산상설교를 실천할 때 비로소 소금과 빛의 삶입니다.

모두가 더불어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해야 할 내용들입니다.

사랑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요,

추상적 명사가 아니라 구체적 동사입니다.

거룩한 하느님 찬양의 전례는 사랑 실천의 삶과 함께 가야 합니다.

입술의 하느님 찬양의 제물도 있어야 하지만

나눔과 선행의 삶의 제물도 있어야 합니다.

사랑 실천이 없는 하느님 찬양 전례는

입술만의 공허한 껍데기 전례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 실천의 삶이 받쳐 줘야

아름답고 튼튼한 진정성 가득 담긴 꽉 찬 전례입니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흐뭇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바로 이게

구체적으로 소금과 빛으로의 삶이요

하느님 찬양 전례의 완성이요

하느님의 축복이 저절로 뒤 따릅니다.

하느님의 장엄한 축복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대답하리라.”

 

사랑과 정의의 실천으로

소금과 빛 되어 살 때 넘치는 하느님의 축복에 빛나는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소금과 빛으로 오시어 당신을 모시는 우리 모두가

당신의 소금과 빛 되어 제 맛과 제 빛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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