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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먼 길 떠나는 내 아들사제에게....[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08 조회수612 추천수5 반대(0) 신고
                                                          
 
 
 
 
 
 

         배티 성지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배티 성지 미사-photo by 윤재님

 

 

†찬미예수님

아직 성당은 제대로 지어지지 못했고, 셋방살이를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새 사제를 내신 가경동신자분들, 본당신부님 축하드립니다.

 

이 가경동성당의 모본당인 복대동성당에 제가 7년을 있었습니다.

오늘 첫미사 드리는 신부님을 중학교에 들어가서 신학교 들어갈 때까지 지켜보았지요.

10여년 전에 학생 둘이 신학교를 가겠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요한금구신부님이고

또 한 신부님은 복대동에서 첫 미사를 드린 양선규요셉신부님


둘은 성격이 아주 달랐어요.

요한금구신부님은 참 수줍음을 많이 타고 눈은 작았지만 매우 반짝였어요.

그런데 도대체가 1년 가야 말 한마디 없어서 걱정도 되었지만

학교에서는 공부를 썩 잘한다고 하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 소년이 성소를 받고 추천서를 쓰러 왔습니다.

10년 동안 방학마다 꾸준히 인사를 드리러 찾아왔고, 또 편지를 저에게 보내면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었고, 저는 늘 기도할때마다 기억했습니다.

10년 동안 잘 자라 주어서 이제 새 사제가 되었습니다.


추천신부로서, 아버지신부로서

세상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는 아들을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성모님의 메시지대로 지금은 환난의 시대입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사제로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사탄은 사제 하나를 망가뜨리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때로는 교묘하게 변장을 하고 나타나기에 사제들도 속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지금시대는 영적 분별이 필요한 시대라고 확신합니다.

이 영적분별은 사제가 가지고 있어야 할 德이라고도 보는데

사제 생활이 오래 되었다고 이 영적 분별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영적 분별은 거룩함에서 나옵니다.

사탄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분명히 거룩함입니다.

지금시대는 똑똑한 사제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거룩한 사제가 필요한 시대이고

이 시대는 능력 있는 수도자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거룩한 수도자가 필요한 시대이고

이 시대는 재주 많은 평신도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거룩한 평신도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오늘 신부님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첫 번째는 거룩한 사제가 되시기 바랍니다.

분명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거룩한 사제가 되기 위해서 성체와 성모신심의 끈을 놓지 마십시오.

사제가 이 두 가지의 끈을 놓아버리면 그것은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습니다.


두 번째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서품 때 주님이 주신 영적선물을 잘 성장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사제들을 이 세상에 빈손으로 내보내지 않으셨습니다.

세 가지의 특별한 영적무기를 우리들에게 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말씀을 선포하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두 번째는 치유의 능력을 주셨고

세 번째는 마귀를 쫓아내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사제로 축성된 모든 사제들에게 이 세 가지의 능력을 모두 주셨습니다.


이 세 가지 능력은 완성된 제품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씨앗으로 주어집니다.

이 씨앗을 물주고 거름 주어서 꽃피고 열매 맺게 하는 것은 사제들의 몫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양을 돌보아야 하는 목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영적인 힘입니다.


힘 있게 말씀을 선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실하게 강론 준비하십시오.

평일에 하는 짧은 강론이라고 하더라도 기도하면서 하시기 바랍니다.

신자들은 우리 신부님이 아무 책이나 베껴서 강론하시는지  

말은 어눌하다 하더라도 본인이 정말 기도하면서 하는지 압니다.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것은 말장난이 분명히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서품 때 받은 말씀의 능력의 씨앗을 잘 가꾸시기 바랍니다.

 

새 신부님의 주보성인이 요한 크리소스토모(금구)성인이십니다.

말을 얼마나 잘했으면 金口라고 했겠습니까?

우리 신부님 입이 금으로 번쩍번쩍 빛나시기 바랍니다.

강론준비가 안되고 힘이 들 때는 주보성인께 청하면 힘 있는 강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입니다.

 


신부님의 기도와 안수에 의하여 신자들이 치유됨을 믿고 힘 있게 행하십시오.

사제들의 손은 한 인간의 손이 아닙니다.

기름 부어 축성 된 축성된 거룩한 손이기 때문에

이 손을 통해서 상처받고 힘든 영혼이 정말로 치유 받을 거라고 하는

그 믿음을 사제부터 강하게 가지셔야 됩니다.

예수님이 행하신 것처럼 행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귀의 존재를 의심치 말고 마귀와 상대할 때 두려워하지 말고

강하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쫓아내서 신자들을 어둠으로부터 해방되어주시는 

참된 목자가 되기 바랍니다.


세 번째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본인스스로가 사제는 개인수도가 아니라

공동우물임을 자각하고, 교우들을 가능한 평등하게 대하십시오.

교우들 중에는 사제를 개인수도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제는 어느 한 사람의 개인 수도가 아닙니다.

지나가는 사람도 목마르면 퍼먹어야 되고, 동네사람들도 물이 떨어지면 길어가야 되는

그러한 공동우물입니다.

누구에게나 물을 나누어주는 공동우물처럼 신자들을 차별 없이 대하도록 하십시오.


분명 사제로 살다보면 편한 신자들이 있습니다.

편하게 라면이라도 끓여달라고 하는 그런 편한 교우가 있겠지만

그것 역시 다른 교우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분별 있게 하셔야 합니다.


사제도 인간이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유혹이 있습니다.

여자의 유혹이 있고, 돈의 유혹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겨내는 것은 기도생활, 영성생활뿐입니다.


사제에게도 하느님이 주신 아름다운 축복인 성욕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신학생 때 사제만 되면 그런 욕망도 같이 없어지는 줄로 알았더니 그게 아닙디다.

몸에는 뜨거운 피가 끓고 있습니다.

성욕도 분명히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사제들은 그 성욕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삽니다.


저도 ‘어!’ 하다 보니까 사제 생활 26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사제 초년병 시절에는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왜 그렇게 성욕은 밤에만 또 일어나는지.. ..밤이 무서웠습니다.

때로는 감실을 붙들고 혼자서 운 밤도 여러날이었습니다.

몸에 피가 도는 한 그 유혹은 죽을 때까지 있겠지만

이제는 조금 자유로워졌음을 고백합니다.

이제는 이쁜 여자를 봐도 전기가 안 통합니다.

딱하지요~~ ^^


여자에 대한 해법도 무릎 꿇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유혹이 온 몸을 감싸면 묵주 들고 성모님께 매달리십시오.

그럼 불처럼 끓어오르던 욕망이 성모님처럼 평화로운 마음으로 변하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또 사제들은 싫든 좋든 공적인 돈을 많이 만지게 됩니다.

공적인 돈은 그 액수가 적더라도 정확히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돈이 마귀짓 한다는 것, 늘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여자나 돈보다도 가장 큰 유혹은 직업화되어가는 그 사실일겁니다.

정신 안 차리면 사제 몇 년 안 되어도 매너리즘에 빠집니다.

미사 드리는 기계, 성사 주는 기계, 면담하는 기계로 전락하게 됩니다.


사제직은 분명히 직업이 아닙니다.

여기 신부님들 많이 계시지만 내가 여러 가지 직업 중에 이것을 하나로 선택했다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직업, 선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평범하게 살겠지요.

하느님이 불러주셨기 때문에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기를 쓰고 살아가는 겁니다.


그러기에 늘 부르심에 대한 그 거룩함을 되새기십시오.

성소는 죽을 때까지 완성되는 것이지, 사제서품을 받았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드리는 얘기가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제 나름대로 26년 사제생활 하면서 제가 고민하는 화두요, 저의 어려움이기 때문에

저보다 나은 사제가 되시라는 뜻으로 부탁을 드려봤습니다.


부모님께도 축하를 드리면서 동시에 부모님을 뵈면 짠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부터 져야 하는 십자가가 이제껏 졌던 십자가보다 수십 배, 수백배 더 무거울 수 있습니다.

아들에 대한 나쁜 소리가 들려오면 부모님은 잠을 못 잡니다.

본당 신부님이랑 마음이나 잘 맞을까!

본당 나가면 또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신학생 때는 울타리 안에서 살기 때문에 공부만 잘 하고 세월만 가면 되지만

사제와 신학생은 또 다릅니다.


새 신부님의 부모님들은 지금까지 불리던 이름은 없어지고 이제부터는 아무개 신부의 아버지,

아무개 신부의 어머니라고 하는 공적인 자리가 되기 때문에 늘 겸손하시고 낮아지십시오.

사제의 부모라고 하는 위치는 유세 떠는 자리가 아닙니다.

성모님처럼 뒤에서 먼발치에서  성부께 순명하는 자리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신부님 수곡동성당 보좌신부님으로 갑니다.

어쩌면 그 사제관은 일년내내 조용할 겁니다.

수곡동 본당신부님도 누가 묻지 않으면 절대 대답하지 않으십니다.

우리 크리소스토모 신부님도 거기에 버금가는 분이지요.

수곡동 사제관이 늘 기도하는 침묵으로 일년내내 평화로울 겁니다.


보좌신부님 가셔서 아버지 같은 큰 어른이신께 애교떠세요.

우리 옛 말에 지사랑은 지가 찾게 마련이라고, 아무리 못생긴 강아지라도 꼬리치면 손이 가는 겁니다.

정신부님이 침묵을 지켜도 새 신부님은 신나게 떠드세요.

매괴의 성모님, 당신의 사제 요한 금구를 축복하시고 지켜주소서! 아멘.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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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티 성지 - photo by 느티나무 신부님
 
 
 
 
 
                                             
                                            
                                                                 가톨릭성가 35번 / 나는 포도 나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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