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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12일 연중 제5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12 조회수699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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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연중 제5주간 토요일-마르코 8,1-10


 

“저 군중이 가엾구나.”

 

<측은지심의 원동력, 결핍>

 

 

    언젠가 천 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앞에서 ‘한 말씀’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천명, 말이 천명이지 정말 대단한 숫자였습니다. 제일 뒤쪽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아예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 숫자에 기가 질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말씀을 들으려고 광야로 몰려온 사람들의 숫자는 사천 명이었습니다. 천명도 그리 대단했었는데, 사천 명이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 모두를 배불리 먹이시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사실 오늘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 참으로 놀랍고도 대단한 기적입니다. 백 명 이백 명, 천명, 이천 명이 아니라 사천 명입니다. 간단하게 일인당 오천 원짜리 해장국 한 그릇씩 먹었다고 쳐도 2천만원돈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빵과 물고기를 많게 하시는 기적, 그 기적의 원동력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하느님의 전지전능하심을 드러내심, 하느님 나라 도래의 선포,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아성 확증...

 

    생각해보니 또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우리 인간들을 향한 하느님 아버지의 측은지심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 측은지심의 발로는 또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이 지니고 있는 어쩔 수 없는 부족함과 나약함입니다. 인간인 이상 항상 끼고 사는 죄와 결핍입니다.

 

    하느님께서 왜 우리 인간을 당신 눈동자처럼 애지중지여기시고 잔잔한 생명의 물가로 인도하시는가,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이 세상 살아가면서 쌓아온 선행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당신 마음에 딱 드는 예쁜 행동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당신 계명에 고분고분 따랐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우리의 한계, 우리의 죄, 우리의 눈물, 우리의 고통...이런 우리 인간의 결핍이 하느님의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며, 그 결과가 결국 구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결핍은 곧 있을 하느님 축복의 한 표현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견디고 있는 이 모든 불행 역시 오래 가지 않아 변화될 하느님 위로의 손길이라 저는 믿습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최악이라면 머지않아 하느님 도움의 손길이 다가오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지금 우리가 생의 가장 밑바닥에 서있다면, 올라갈 순간이 멀지 않았다는 표시입니다. 지금 눈물 흘리고 있다면, 지금 깊은 슬픔에 잠겨있다면, 사랑의 하느님께서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오심이 확실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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