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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낙원(失樂園)에서 복락원(複樂園)으로" - 2.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12 조회수412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2.12 연중 제5주간 토요일

창세3,9-24 마르8,1-10

 

 

 

 

 

"실낙원(失樂園)에서 복락원(複樂園)으로"

 

 

 

실낙원의 삶입니까?

복락원의 삶입니까?

 

주님을 중심에 모시고 주님께 순종하며 살아갈 때

실낙원에서 복락원으로 변합니다.

지금 여기가 에덴공동체입니다. 

 

오늘 창세기 1독서는 실낙원의 과정을,

복음은 복락원의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실낙원의 과정은 그대로

오늘날 탐욕의 유혹에 빠져 무너져 내리는 개인이나 공동체의 현실 같습니다.

에덴공동체가 풍지박산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생명의 질서가 무너져간다. - 강파고 가축 묻는 포클레인 정치’라는

제하의 조간신문 기사도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날도 곳곳에서 목격되는 실낙원의 현실입니다.

‘사서 고생한다.’라는 말도 있듯이

무지와 탐욕으로 유혹에 빠져 자초한 재앙입니다.

개인이나 공동체는 유혹에 얼마나 허약한지요.

무너져 망가지는 것은 순간이나 다시 회복하기는 지난한 과정입니다.

하느님의 착잡한 심정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너 어디 있느냐?”

 

아담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평생 화두와 같은 물음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뵙기가 두려워 숨어서 말하는 아담의 죄를 추궁하지만

아담은 그 책임을 하느님과 자기 아내에게 전가합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그대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변명하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어 여자에게 책임을 추궁하지만 여자 역시 변명하여 책임을 전가합니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먹었습니다.”

 

책임지는 ‘주체적 자기’가 통째로 빠져있습니다.

마치 영혼 없는 사람들 같습니다.

사람이 죄의 유혹에 빠지면 이처럼 망가지는 것도 순간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품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들입니다.

이어 사람 하나 잘 못 만나 망가지는 흙의 자연입니다.

 

“땅은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 땅을 부쳐 먹으리라.

  땅은 네 앞에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돋게 하고,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실낙원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람 하나 잘 못 만나 망가져가는 오늘의 산하(山河)와 흡사합니다.

하느님과 인간, 나와 나, 나와 너, 나와 자연과의 관계는 단절 고립되어

모두 불통의 외로운 존재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어 아담과 하와 부부는 에덴동산으로부터 추방되어

말 그대로 실낙원의 삶을 살게 된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사람을 내 쫓으신 다음,

  에덴동산 동쪽에 커룹들과 번쩍이는 불 칼을 세워,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였다.”

 

고맙게도 바로 이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활짝 열어주신

주님의 십자가의 길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통해 에덴동산 생명나무에 이릅니다.

하느님을 찾는 마음은 바로 에덴동산 생명나무를 찾는 마음입니다.

누구나의 원초적 동경이 하늘나라 에덴동산 공동체입니다.

예언자들 모두가 꿈꿨던 유토피아 공동체는

바로 이 잃어버린 에덴동산 공동체였습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공동체 운동의 이상도

궁극으로 에덴동산공동체의 회복일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복락원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에덴동산의 사람들은 불순종으로 동산에서 쫓겨났지만

주님의 제자들은 순종하여 가진 빵 일곱 개 모두를 주님께 바쳤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 나누어 주었다.

  또 제자들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다음에 나누어 주라고 이르셨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대로 주님을 중심한 복락원의 현실이자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순종을 통한 기적이요

나눔을 통해 모두가 풍요로운 에덴공동체의 실현입니다.

에덴공동체의 비전을 실현시켜주는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 일컫는 우리 분도수도공동체 역시

한 곳에 정주하면서,

순종 서원에 충실하면서 에덴공동체의 건설에 전력을 다합니다.

보이는 에덴동산의 여기 요셉수도원입니다.

매일 생명나무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느님께 미사를 봉헌하면서

생명나무의 열매인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는 참 행복한 우리들입니다.

매일의 성체성사의 은총이 오늘 지금 여기서 복락원의 삶을 살게 합니다.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 안식처가 되셨나이다.”(시편90,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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