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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13 조회수87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2월 13일 연중 제6주일
 

 
Let your ‘Yes’ mean ‘Yes,' and your ‘No’ mean ‘No.’
Anything more is from the evil one.”
(Mt.5.37)
 
제1독서 집회서 15,15-20
제2독서 1코린토 2,6-10
복음 마태오 5,17-37
 
초보 운전자가 친구를 태우고 고속도로 주행을 나갔습니다. 너무 천천히 달리는 초보운전자 때문에 답답해하는 친구가 좀 더 빨리 달리라며 다그쳤지요. 하지만 초보 운전자는 여전히 같은 속도를 내며 정속 주행을 하는 것입니다. 결국 친구가 어쩔 수 없다며 포기했지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고급 스포츠카가 옆으로 쌩~~하며 그 차를 추월해서 달립니다. 그 스포츠카를 보던 초보 운전자는 갑자기 속도를 올려 맹추격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친구가 말했지요.

“야! 왜 갑자기 속도를 올리는 거야! 너무 빨라!! 줄여! 줄이라고!”

이 말을 듣고서도 속도를 계속 올리던 초보 운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안 돼! 앞 차와의 간격을 100미터로 유지하라고 배웠단 말이야.”

철저하게 교통법규를 지키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교통법규를 오히려 어기고 있지요. 즉, 차간 유지는 잘하고 있지만, 과속을 함으로 인해서 더 큰 잘못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바보 같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우리들이 이렇게 바보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작은 원칙은 철저하게 지키면서도 큰 원칙은 과감하게 무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더 깊이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서 이러한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당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종교지도자들로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키면서 아주 열심히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해 위선자라고 꾸짖습니다. 왜냐하면 철저한 율법 준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랑’의 계명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차간 유지라는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기 위해 과속이라는 교통법규는 과감하게 어기는 사람과 똑같은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해서 더욱 더 주님의 뜻에 맞게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신학생 때 전례부 일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례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고, 세세한 전례 규정까지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대 초는 어느 쪽부터 켜고 어느 쪽부터 꺼야 하는 지를 더 따졌고, 복사들의 잘잘못을 이야기하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례 원칙의 가장 기본인 예수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세한 규정들이 예수님보다 더 윗자리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가장 전례적인 것을 따지면서, 오히려 예수님이 가려지는 가장 비전례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을 이 세상에서 가장 윗자리로 모시는 것. 이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 중요한 것을 잊지 않고, 철저히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대를 조금만 나누어 준다면 그것이 바로 선물(랠프 월도 에머슨).



 

그대의 라임은 무엇인가?(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중에서)

에미넴이란 래퍼가 있다. 디트로이트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폭력과 가난 속에서 희망 없는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던 그의 유일한 낙은 힙합 클럽에서 랩 배틀을 하는 것. 백인으로 흑인의 장르인 힙합과 랩을 하면서 받아야 했던 역차별과 무시를 딛고, 현재 그는 ‘뒷골목의 시인’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래퍼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가 쏟아내는 랩의 가사를 번역해 보면, 입에 담거나 글로 옮기기조차 어려운 욕설이 대부분이다. 그 욕설을 랩으로 승화시키고 전 세계 팬들을 환호하게 만든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라임(Rhyme)이다. 라임이란 압운 혹은 각운이라 하는데, 시나 노래 가사에서 행의 끝에 비슷하거나 같은 음을 반복해서 사용함으로써 리듬감을 극대화하는 수사법이다. 에미넴이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는 터져 나오는 욕설일 뿐이지만, 거기에 압운이 달릴 때 바로 노래가 되는 것이다.

라임이란 무엇인가? 하나의 작은 제약이다.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규칙이다. 흩어진 잡돌을 보배로 꿰어 주는 실 같은 것이다. 라임이 있고 없고에 따라 똑같은 ‘F’단어도 욕이 됐다, 시가 됐다 한다. 한 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 깊은 분노를 낳고, 분노는 거침없는 욕설로, 그 욕설이 다시 시이자 음악으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라임 때문이었다.

우리 삶에도 라임이 필요하다. 자기가 만든 규칙을 지켜내려는 약간의 제약, 그 작은 생활을 규칙만 맞출 줄 알면 그대도 나도 인생의 시인이 될 수 있다. 그대 생활의 라임은 무엇인가?
 
 
 
Andre Gagnon - Tru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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