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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17일 야곱의 우물 -마르8, 27-33 묵상/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17 조회수352 추천수3 반대(0) 신고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

그때에 27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 하고 물으셨다. 28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29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0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31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33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 이 물음은 다른 사람의 시선과 스스로의 잣대에 자유롭지 못한 저에게는 참 가혹하게 들립니다. 좋은 제 모습과 정확한 제 모습을 말해 줄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정말 못난 구석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성격, 사교성과 대인관계, 가족관계, 사회적 영향력, 경제적 지위, 지적 능력, 업무 능력 등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영역에서 바라는 기준에 한참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탓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제 태도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한 부분 때문에 다른 좋은 것도 갉아먹으면서 제 본모습도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겪은 부모님의 부재는 이를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날마다 자식들의 좋은 모습을 발견하시고 기뻐하셨으며,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보고자 하셨습니다. 그때는 몰랐으나, 이러한 부모님의 존재는 제 자존감을 높여주었고, 세상에 흔들리지 않도록 땅속에 제 뿌리를 단단히 박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착각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 근원은 부모님 이전에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선함 그 자체이시며,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어졌습니다. 따라서 다른 피조물과 달리 인간은 이 세상에 하느님을 증거하며, 그분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성 이레네오는 ‘인간, 곧 살아 있는 인간이 바로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라고 고백합니다. 이러한 제 근원 앞에 제 존재 가치는 우뚝 설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어떤 가치가 저보다, 제 생명보다 더 우선한단 말입니까 ? 오, 주님 !

 

이창하(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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