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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18 조회수888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2월 18일 연중 제6주간 금요일
 
 
“Whoever wishes to come after me must deny himself,
take up his cross, and follow me.
For whoever wishes to save his life will lose it,
but whoever loses his life for my sake
and that of the Gospel will save it.
(Mk.8.)
 
 
제 1독서 창세 11,1-9
복음 마르 8,34-9,1
 
 
요즘 뉴스를 보면 고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님에 대한 기사가 연일 톱기사로 등장합니다. 김수환 신드롬이라는 것까지 생겼다고 하더군요.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추모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김 추기경님의 각막 기증 소식이 전해진 후 장기기증 신청자가 예전보다 열 배 가까이 늘었다고 하지요. 또한 ‘선하게 살다 복되게 생을 마친다.'는 ‘선종’의 의미가 알려지면서, 사람들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물질만능주의, 출세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이 세상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렵고 힘든 사람 그리고 소외된 사람을 위한 배려라는 것을 추기경님 삶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끝가지 좋은 모범을 보여 주신 추기경님을 오늘 주님께 맡겨드리며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모범을 따라 우리 역시 용서와 사랑을 실천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시작은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두고 보자’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는 무슨 일이든 적당히 미루면서 살았습니다.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것도 ‘두고 보자’, 자식을 장가보낼 일도 ‘두고 보자’, 울타리 고칠 일도 ‘두고 보자’라고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날씨가 몹시 추워져 마을로 내려온 족제비가 울타리 구멍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고 닭장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는 잽싸게 뛰어나가서 족제비와 눈을 맞추고 노려보면서 이렇게 말했지요.

“이놈, 우리 집에 들오기만 해봐!”

족제비는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울타리 구멍을 통과해 닭장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말했습니다.

“족제비 이놈, 닭장에 들어가기만 해봐라."
 
족제비는 거리길 게 없다는 듯이 닭들을 잡기 위해 닭장 안을 뛰어다녔습니다.
 
“저런 겁 없는 놈을 봤나? 우리 닭을 물고 가기만 해봐라.
 
그러나 족제비는 닭의 목을 물고 울타리 구멍을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족제비가 멀리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은 씩씩대며 소리를 질렀답니다.
 
“저런 나쁜 놈 같으니! 다시 나타나기만 하면 두고 보자.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십자가를 지라는 명령은 언제 이행해야 하는 것일까요? 나중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과거에 한 번 진 것으로 그만인 것도 아니지요. 바로 지금 당장 지고서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십자가를 지금 당장 짊어지고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지금 당장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을 항상 지금 당장 실천하며 살아갈 때, 우리 역시 주님 곁으로 갈 때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님의 말씀처럼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공하지 못한 것을 자신의 불행으로 생각하는 인간이야말로 참으로 불쌍히 여겨야 할 인간이다.(미키 기요시)





 여러분은 계란을 세울 수 있습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세울 수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콜럼버스가 세운 계란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즉, 탁자 위에 계란을 탁 쳐서 밑 부분이 깨지면서 세워집니다. 바로 이렇게 행동한 콜럼버스에 대해 사람들은 “누가 그걸 못하냐?”하면서 비웃었지요. 그때 콜럼버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으로 계란을 세운 사람은 천재지만 두 번째로 따라하는 것은 바보다.
 
사실 알고 나면 쉬운 것이지만 몰라서 하지 못한 경우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제가 어렸을 때, 어린이 신문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많은 기사 내용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제일 재미가 있었던 것은 ‘숨은 그림 찾기’였습니다. 주변의 그림 사이에 숨어 있는 그림들을 찾는 것이지요. 친구들이 모두 그 신문 주위에 몰려서 찾아도 왜 이렇게 찾기가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그림들을 찾은 뒤에는 이렇게 쉽게 숨겨져 있었던 것을 왜 못 찾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됩니다.
 
알고 나면 참으로 쉽지요. 그러나 첫 번째로 알고서 첫 행동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그래서 남들처럼 행동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풍토가 만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진리를 위해서라면 첫 번째의 자리에 설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바로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용기를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간 다음에 나도 따르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이 세상의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만을 바라보면서 십자가보다는 물질적인 것에 온 마음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나침반을 떠올려 봅니다. 이 나침반은 아무리 흔들어도 똑같은 자리만을 가리킵니다. 혹시 자석을 갖다 대면 자석방향으로 나침반의 바늘이 움직이겠지만, 그 외에는 무조건 북쪽만을 가리키는 것이 나침반입니다.
 
우리 역시 이 나침반처럼 한 방향만을, 즉 주님만을 향했으면 합니다. 물론 세상의 물질적인 유혹에 우리들의 마음이 움직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래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 그래서 얼른 주님께로 방향을 돌려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우리의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로 그 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에 더욱 더 가까워진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Les Jours Tranqu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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