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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이스크림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19 조회수353 추천수4 반대(0) 신고

어릴 적부터 꼭 일하고 싶은 가게가 셋 있었다. 다름 아닌 달콤함이 물씬 베어나는 쵸콜렛 가게, 사탕 가게, 그리고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가게의 주인도 아닌 가게의 종업원으로 일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가까이 있을 수 있고 또 운이 좋다면 먹을 기회도 많지 않을까하는 철부지 같은 생각에 순진한 꿈을 꾸곤 했다.

쵸콜렛, 사탕, 아이스크림은 공통점이 많다.

첫째, 달다. 둘째, 각양 각색으로 보기만해도 눈이 즐겁다. 셋째, 먹으면 행복해진다.

단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것도 안다. 물론 나도 단 것을 그다지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세 가지 모두는 상상만해도 입안 가득 단맛이 전해오고 모양도 색깔도 너무나 이쁘게 진열되어 있는 쵸콜렛, 사탕, 아이스크림 가게의 유리 진열대를 들여다 보는 것만도 미소가 번지고 달콤한 행복이 마음으로 전해진다.

요즘은 그 중 하나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게 되어 어릴 적 소원 성취를 한 셈이다. 14가지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50여 가지가 넘는 쵸콜렛, 캔디, 과일 등의 타핑들을 거의 매일 준비하고 보면서 기분이 참 좋다. 깨끗하고 깔끔하게, 내가 보아도 먹고 싶고 다른 이가 와서 보아도 굳이 먹지 않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전해주고 싶어서 작은 일에 정성을 쏟는다.

어떤 이들은 내가 공부한 것과는 너무 동떨어진 일을 하고 있지 않느냐? 꿈이 너무 소박하지 않느냐? 하시며 애정이 담긴 염려를 하시곤 하지만 나는 내 꿈 하나를 실현해가는 요즈음이 참 좋기만 하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인생 공부도 하고, 사실 무엇으로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라면 보람있는 일이기에 스스로 자부하며 일한다. 그리고 조금은 더 큰 미래의 나의 꿈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란 것도 믿는다.

약의 효과 중에 '플라세보 효과'라는 것이 있다. 다들 알겠지만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거나 지나치게 아픈 것에 예민한 분들께는 치료약이라는 명목으로 소화제를 처방하곤 한다. 환자는 모르는채로...사실 소화제는 병의 직접적인 원인의 치료보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고 사실 그로 인해 병을 치료하곤 한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은 아이들에서부터 연세드신 어른들까지 다양하다. 진열대에 있는 수 십가지 타핑을 보고도 미소 짓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도 행복해한다. 아이들은 두말 할 나위없고...거기다 작은 친철함까지 더해 주면 아이스크림은 행복을 만들어내는 약이 되어 버린다.

단맛의 아이스크림도 이러하거늘 우리 주님의 성체와 성혈은 그 맛이 오묘하고 다양하며, 입 안에 머물고 기도 드릴 때는 마치 천상에 있는 듯하기도 하고, 서서히 녹아 퍼져서 내 몸 안의 세포 하나 하나로 스며들어 나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시니 주님의 성체와 성혈은 아이스크림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명약 중의 명약이다.

게다가 그 성체와 성혈은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시고 유한하고 불완전한 인간을 하느님께로 가까이 가게 하고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주님의 완전성을 흉내라도 낼 수 있도록, 사랑하도록, 힘을 주시니 어찌 우리가 이것을 먹지 않고 마시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스크림 얘기를 하다 또 이야기가 하느님으로...

성체와 성혈로 매일 매일 저희에게 오시는 주님 찬미입니다. 성체와 성혈뿐 아니라 말씀으로 우리를 치유하러 오시는 하느님 찬양입니다.  일이 없는 토요일은 여유로와서 이리 글을 쓰다가 갑자기 작은 아이 한글학교도 가야하고 성당에도 가야하는 일이 있어 급하게 마무리하고 갑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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