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2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He said to them, “But who do you say that I am?”
Simon Peter said in reply,
“You are the Christ, the Son of the living God.”
Jesus said to him in reply, “Blessed are you, Simon son of Jonah.
For flesh and blood has not revealed this to you,
but my heavenly Father.
(Mk.16.15-17)
제1독서 1베드로 5,1-4
복음 마태오 16,13-19
며칠 전 백화점에 들를 일이 있었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이었지만, 시중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여러 가지 물건들이 모여 있는 백화점을 찾았습니다. 저는 백화점 안을 돌아다니며 그 물건이 있을만한 매장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다들 무척이나 바빠 보였기에 손님들과 함께 있지 않은 카운터 직원을 찾아가 이 물건이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은 고개도 들지 않은 상태에서 “없습니다.”라고 간단히 말할 뿐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는 것이 예의일 텐데, 이 직원은 저를 쳐다볼 생각은 하지도 않고 그저 “없습니다.”라고 말하네요.
고개를 든다고 시간을 많이 빼앗는 것도 아닐 텐데 또 혹시 손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다른 물건을 팔수도 있을 텐데, 그 직원은 저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다는 듯 쳐다보지도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무시당한 기분에 화가 나서 그냥 그 백화점을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내 자신 역시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얼마나 눈을 마주쳤는지를, 그래서 그들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말이지요.
솔직히 저 역시 그렇게 친절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친절하지 못한 이유는 남들에 대한 배려보다는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하고 말했었기 때문임을 반성합니다. 그래서 내 의도와는 다르게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자신을 누구라고들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십니다. 이에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말한다고 대답하지요.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예수님을 베드로처럼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엉뚱하게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사람 등을 지목하여 말했을까요?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들이 지목한 사람들 모두는 당시 사람들에게 큰 존경과 사랑을 받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예수님까지도 이들 부류에 속하거나 아니면 그 밑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다보니 베드로처럼 정답을 이야기할 수도 없고, 오히려 나중에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어마어마한 죄를 짓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틀이 아닌, 주님의 틀에 내가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나의 판단이 무조건 ‘옳다’라는 착각보다는 주님 안에서만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역시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향해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말라. 그 반 발자국이 인생의 축을 바꾼다(조지 산타야나).
기막힌 한마디(‘좋은생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