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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혜와 자유" - 2.2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23 조회수392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2.23 수요일 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155)기념일

집회4,11-19 마르9,38-40

 

 

 

"지혜와 자유"

 

 

 

다 같이 지혜문학에 속하지만 코헬렛과 집회서의 대조가 흥미롭습니다.

 

코헬렛은 ‘허무’로 시작해서 ‘허무’로 끝나지만

집회서는 ‘지혜’로 시작해서 ‘지혜’로 끝납니다.

코헬렛을 읽을 때는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지만

집회서를 읽을 때는 밝고 따뜻한 느낌입니다.

허무에 대한 답은 하느님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지혜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참 보물은 지혜입니다.

지혜를 추구할 때 존재에, 본질에 충실한 삶입니다.

존재에, 본질에 충실할 때 자유로운 삶입니다.

집회서의 말씀은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지혜는 자신을 찾는 이들을 보호해 줍니다.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을 사랑하고,

이른 새벽부터 지혜를 찾는 이들은 기쁨에 넘칩니다.

지혜를 붙드는 이는 영광을 상속 받고,

가는 곳마다 주님께서 복을 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를 사랑하는 이들을 사랑하십니다.

참 좋은 지혜입니다.

집회서는 꼭 지혜에 대한 찬가 같습니다.

지혜대신 주님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의인화된 지혜가 가리키는바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은 바로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지혜롭고 자유로운 행복한 삶입니다.

존재와 본질에 충실한 삶입니다.

외적인 것들의 세상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주님을 몰라 무지로 인한 불행입니다.

소유나 자리, 지위의 칭호가, 입은 옷이 내가 아닙니다.

칭찬 받을 때 좋아하고 비난 받을 때 마음에 상처를 받지만

몰라서 그렇습니다.

칭찬 받을 때 내 존재가 높아지고 비난 받을 때 내 존재가 낮아집니까?

아닙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으면 됩니다.

나를 더럽히는 것은 안에서 나오는 것들이지

결코 밖의 어떤 것들도 나를 더럽힐 수 없습니다.

칭찬 받든 비난 받든 하느님의 눈에는

더도 덜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일뿐입니다.

이를 깨달을 때 참으로 지혜로운 삶이요 흔들림 없는 내적평화입니다.

 

하느님은 자리나 소유를 보시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보십니다.

그가 지닌 지위나 소유라는 부수적인 껍데기들 넘어

본질의 알맹이인 사람이란 존재를 보십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좋은 삶을 살았는가,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충실한 삶을 살았는가를 봅니다.

하느님 앞에 다 증발하고 남는 것은 ‘사람’ 하나뿐입니다.

이런 분들이 진정 성인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얼마나 너그러우시고 자유로우신지요.

주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는 사람들을 막으려는

옹졸하고 편협한 제자들에 대한 주님의 너그럽고 지혜로운 처방입니다.

 

“막지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이런 분별의 지혜 있어 다양성의 일치요,

모두가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동기에서 시작되었고,

또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결과라면

이런저런 차이는 받아들이는 게 지혜요 사랑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뽈리카르뽀 순교성인 역시 지혜로운 자유인이었습니다.

세상 그 무엇도 그리스도 예수님을 사랑한 그를 사로잡지 못했습니다.

순교록에 나오는 일화가 감동적입니다.

성인이 체포되어 경기장으로 압송되어

그리스도를 배반하라고 배교를 강요받았을 때 성인의 답변입니다.

바로 오늘 아침 성무일도의 즈카리야 후렴 말씀입니다.

 

“내 나이 86세가 되도록 섬겨온 그분은 나의 왕이며 구세주인데,

  또 나를 조금도 해치지 않으신 분이신데

  어떻게 내가 그분을 배반할 수 있겠는가!”

 

화형에 처할 때 뜨거워 못 박으려는 포졸들에게 성인은 당당하게 말합니다.

 

“염려 말라.

  이 불을 견딜힘을 주시는 하느님께서는

  못 박지 않아도 장작불 속에서 버틸 능력을 주시리라.”

 

전설 같은 일화지만 상징하는바 참 심오합니다.

하느님의 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된 삶을 살 때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순교적 삶임을 깨닫습니다.

그 누구, 그 무엇도 그 영혼을 다치지 못합니다.

매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지혜이신 당신과 하나 됨으로

우리 모두 지혜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저희에게 굳센 정신을 심어주시어,

  복된 폴리카르포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을 충실히 섬기며,

  모든 어려움을 힘차게 이겨 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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