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4일 연중 제7주간 목요일
Anyone who gives you a cup of water to drink
because you belong to Christ,
amen, I say to you, will surely not lose his reward.
(Mk.9.41)
제1독서 집회서 5,1-8
복음 마르코 9,41-50
먼저 공지사항 말씀드립니다. 제가 오늘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교구청 MT를 다녀옵니다. 주교님 2분, 신부 20명이 참석하는 MT라서 빠질 수 없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24일부터 26일까지 새벽 묵상 글, 새벽 방송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며, 이번에도 제가 없더라도 새벽 카페를 잘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27일 새벽에 다시 뵐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의 새벽 묵상 글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숫자에 상당히 강했습니다. 전화번호도 잘 외웠기에 굳이 수첩에 번호를 기록할 필요가 없었지요. 그래서인지 학창시절에도 제일 재미있고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지다 보니 어느 순간 숫자에 가장 약한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기억나는 전화번호는 한두 개밖에 없고, 그렇게 좋아하던 수학이었지만 이제는 산수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저처럼 디지털 문화에 의지함으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진 사람을 ‘디지털 치매’에 걸린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주위를 살펴보면 이러한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듯합니다. 하긴 예전에는 한두 곡 정도는 나의 애창 노래라고 하면서 자신 있게 불렀지만, 이제는 노래방 기계가 없으면 전혀 부를 수가 없지요. 전화번호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제 휴대전화에 기록되어 있는 전화번호의 양이 무려 900여 개나 되더군요. 이렇게 많은 번호를 당연히 외울 수가 없어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따로 저장을 하면서 더욱 더 기억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계가 대신해준다는 이유로 나의 기억력을 놓아버리고 있는 우리들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들이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신 사랑의 말씀입니다. 특히 악을 피하고 선을 피하라는 것. 그래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사랑의 말씀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너무나 자주 잊어버립니다. 세상의 것들이 좋다고, 또한 복잡한 세상에서 어떻게 곧이곧대로 살 수 있냐면서 주님의 말씀과는 정반대로 살아갈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당신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아주 강한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섬뜩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렇게 자극적인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이 사랑의 말씀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자극적이고 세속적인 세상의 것들을 통해 점점 더 주님 말씀이 잊혀질 수 있기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가야 합니다.
요즘 날씨를 보면서 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느끼게 됩니다. 또 한 계절을 보내는 지금, 내 자신은 얼마나 주님과 함께 하고 있었는지를 반성하며 이 봄을 잘 맞이했으면 합니다.
인간은 강인함으로 인해 위대해지지만 약점을 통하지 않고서는 완성되지 않는다(은희경).
나이를 잊은 열정으로(‘좋은생각’ 중에서)
설거지를 하기 위해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냄비가 어느새 부글부글 끓는다. 고무장갑을 낀 채로 가스 불을 끄고 다시 설거지를 하는데 아이들이 등 뒤에서 말을 건다. 가스 불을 끌 때도, 잠깐 뒤를 돌아보는 순간에도 물은 계속 나온다. 이때 일일이 수도꼭지를 잠그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절약이 몸에 배어 수도꼭지를 잘 잠그는 사람도 수도꼭지에 세제 거품을 묻히기 일쑤다.
그렇다면 꼭 손으로만 수도꼭지를 조절해야 할까? 이러한 의문을 시작으로 ‘발로 조작하는 절수용 주방 개수장치’를 개발한 사람은 올해 여든 살 된 김예애 할머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그의 나이 73세 때 이지밸브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우연히 머릿속을 스쳐 갔던 아이디어 하나가 든든한 노후 밑천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까지는 물론 만만치 않았다. ‘할머니가 뭘 할 수 있겠냐.’라는 냉소적인 반응에 가슴앓이도 하고 수도꼭지 회사를 찾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설명해도 “안 된다”라는 말뿐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평생 모은 돈을 개발에 쏟아 부은 그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뛰어넘고, 개발에 성공해 벤처기업 사장님으로 우뚝 섰다.
처음 만든 제품을 집에 설치한 뒤 20만 번 넘게 밟아 봤다는 그의 열정은 곧 입소문이 났다. 어느새 신축 건물의 70%가 발로 조작하는 수도꼭지를 달게 된 것. 아이디어는 나이와 상관없이 관심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에 의해 꽃 피우는 씨앗임을 그를 통해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