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봄날이 왔다.” - 2.2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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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1-02-24 | 조회수508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2.24 연중 제7주간 목요일 집회5,1-8 마르9,41-50
“봄날이 왔다.”
“여든, 봄날이 왔다.”
“오늘도 봄이다.”
참 참신한 그림전의 제호입니다. 69세에 뇌출혈의 후유증 극복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가슴 속 억눌렸던 것들을 색으로 표출한 한 숙자 할머니의 열망의 꽃 같은 그림들입니다.
2009년 나이 여든에 8순 기념 그림전의 제호는 ‘여든, 봄날이 왔다.’고, 2010년 첫 초대전 전시회의 제호는 ‘오늘도 봄날이다.’였다 합니다. 관람객들은 한결같이 ‘그림에서 어머니 품 같은 온화함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잃어버린 고향의 냄새를 맡는 듯 그림이 참 따뜻하고 좋다.’며 진심어린 찬사를 보냈다 합니다.
주님께 죄를 용서받을 때 매일이 평화로운 봄날입니다. 주님의 용서와 더불어 봄날이 왔고 오늘 여기서 봄날을 삽니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깨달았다. 하느님은 사람을 단순하게 만드셨는데 사람들은 공연히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코헬7,26).
새벽 성무일도 코헬렛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죄로 인해 변질되어 복잡해진 마음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수록 단순하고 겸손한 삶이지만 하느님께 멀어질수록 죄로 인해 복잡하고 교만한 삶입니다. 교만은 모든 악덕의 어머니라 했습니다. 오늘 집회서도 결국은 자만의 죄를 짓지 말라는 말씀들입니다.
“재산을 믿지 말고, ‘넉넉하다.’고 말하지 마라.”
“너 자신과 네 힘을 붙좇지 말고, 마음의 욕망을 따르지 마라.”
“속죄를 과신하지 마라. 죄를 쌓을 뿐이다.”
“주님께 돌아가기를 미루지 말고, 하루하루 늦추려하지 마라.
“부정한 재산을 믿지 마라. 정녕 재난의 날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실제적인 삶의 지침들입니다. 온몸에 전이되는 암세포처럼 온 사회에, 온 마음에 전이되는 죄의 암세포입니다. 하여 복음의 주님 말씀이 아주 단호합니다.
“네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버려라.”
“네 발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버려라.”
“네 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그대로라면 하느님 나라는 온통 불구자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말씀 그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죄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 깨달아 단호히 죄를 끊어버리라는 충격요법의 표현입니다. 죄의 암세포 제거에, 죄의 예방에 사랑의 묘약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탐욕 등 죄악의 부정적 에너지를 사랑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입니다. 하여 613개 율법 조항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2개의 조항으로 줄여 주신 주님이십니다.
사랑의 빛에 저절로 사라지는 죄의 어둠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들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들입니다. 사랑의 수행에 충실할 때 주님은 ‘죄의 도구’였던 몸을 ‘사랑의 도구’로 바꿔주십니다. 이래야 비로소 죄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평화로운 봄날입니다.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아무리 좋은 사람도 죄로 인해 변질되어 그 고유의 맛이 가면 무엇으로 그 고유의 맛을 대치할 수 있겠는지요. 부단한 사랑의 수행 중에 죄의 세력은 약화되고 깊어지는 그 고유의 맛입니다. 며칠 전 선배 신부님으로 들은 말이 긴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분도 규칙 20장 4절 ‘지혜롭게 시편을 노래하라.’에서 ‘지혜롭게’는 ‘맛있게’로 바꿔도 무방합니다. ‘지혜롭게’의 어원이 ‘맛있게’ 에서 기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 지 맛보는 마음으로 시편, 기도, 미사, 독서, 일 등 모든 수행을 사랑으로 맛있게 해야 합니다.”
주님은 미사를 사랑으로 맛있게 봉헌하는 우리 모두를 당신의 사랑으로 충만케 하시어 오늘 하루도 평화로운 봄날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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