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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02 조회수1,095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3월 2일 연중 제8주간 수요일
 
 
 
"If one of you wants to be great,
he must be the servant of the rest."
(Mk.10.44)
 
 
 
제1독서 집회서 36,1-2.5-6.13-22
복음 마르코 10,32-45
 
어제는 서울의 어느 본당으로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하러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데 커다란 문제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글쎄 강의 할 본당까지 갈 차의 열쇠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전날 입었던 옷을 다 꺼내서 확인을 해 보아도, 또 책상 위, 거실 의자 밑, 그리고 서랍 속까지도 다 찾아보았지만 차 열쇠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혹시 길을 가다가 주머니에서 떨어진 것이 아닐까 싶어, 시간을 되돌리면서 제가 움직인 동선을 쫓으며 땅 바닥만 쳐다 보았지요. 하지만 차 열쇠는 없었습니다.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제 시간에 강의를 할 수 없을 것 같았지요. 다행히 보조키를 찾을 수 있어, 이 보조키로 운전해서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강의를 다녀오면서도 도대체 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가만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몇 번의 수색 작업 끝에 어젯밤 드디어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그렇게 찾을 수가 없었던 차 열쇠를 너무나도 쉽게 찾았습니다. 가장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 차 열쇠가 걸려 있더군요. 아마도 사무실 직원이 제 책상 위를 청소하다가 바로 옆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차 열쇠를 걸어 놓았나 봅니다. 살짝만 눈을 돌리면 그대로 보이는 곳, 그러나 저는 엉뚱한 곳만 찾고 있었던 것이지요.

잃어버렸다고 포기했던 차 열쇠를 가장 찾기 쉬운 곳에서 발견했던 것처럼, 어쩌면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 역시도 가장 쉬운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엉뚱한 곳만을 바라보며 그 사랑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실 우리들은 특별한 곳만을 바라보려 합니다. 높은 지위, 많은 재산, 남들이 근접할 수 없는 명예 등을 통해서만 주님의 사랑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곳에서 주님의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 삶 안에서 특별히 어렵고 힘든 곳에서 주님의 사랑은 더욱 더 환하게 비춰지는 것입니다.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청합니다.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그들은 주님의 판단이 아닌 세속의 판단 기준으로 이렇게 말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제자들 역시 세속의 판단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게 말한 야고보와 요한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그토록 하느님 나라의 기준을 강조하셨지만 제자들은 여전히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느님 나라의 기준을 내세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높은 사람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타인의 결점을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에게도 그런 결점이 있기 때문이다.(르나르)




백 원으로 얻은 사랑(‘기막힌 사랑이야기’ 중에서)

학교 축제 때 술에 취해 학교에서 잠을 잔 날이었습니다. 비가 와서 학교 건물 앞에 서 있는데 제 뒤에 정말 예쁜 여자가 서 있더라고요. 제 이상형인 여자가... 그런데 하필 수중엔 동전 백 원이 전부였습니다. 고민하던 나는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저... 백 원 줄 테니깐 우산 좀 같이 쓸래요?” 머리는 부스스한 놈이 노숙자 차림으로 대뜸 백 원에 우산을 씌워 달라니.... 여자 분이 아무 말 못하고 얼굴이 빨개져 있더라고요. 이렇게 나는 억지를 부려 우산을 얻어 썼습니다.

그 뒤 나는 비 오는 날이면 그 여자를 만난 곳에서 아침부터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기다렸다가 여자가 오면 “백 원 줄 테니깐 우산 같이 쓸래요?” 하며 얼굴에 철판을 깔고 접근했습니다.

그러다 비가 엄청 쏟아지는 날이었죠. 그만 깜박 잠이 들어, 저녁이 돼서야 어기적어기적 학교에 갔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항상 만나던 그곳에서 바들바들 떨며 서 있더라고요. 나를 보더니 여자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더군요. “왜 이렇게 늦었어요!” 더 웃긴 건 내가 어색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 말입니다.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이백 원 주려고 했는데, 돈이 없어서 돈 좀 구하느라고요. 저 이제 돈 없는데 앞으로 그냥 우산 씌워 주시면 안 될까요?”

요걸 프러포즈라고 하고서 우리는 지금까지 잘 만나고 있답니다. 내 친구 놈들은 돈으로(?) 얻은 사랑이라 불순하다고 날 구박하지만 백 원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나. 능력 있는 남자 아닌가요?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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