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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어디쯤에 해당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07 조회수495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는 어디쯤에 해당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어느덧 칠순 고개를 넘기고 나면 일주일이 하루같다고 할까,
        아무런 하는 일도 없이, 문안전화도 뜸뜸이 걸려 오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뚝 끊기고 만다.
        이럴 때 내가 영락없는 노인임을 깨닫게 된다
        노인이 되어봐야 노인 세계를 확연히 볼 수 있다고 할까.,
                                   
        노인들의 삶도 가지가지이다 .

        노선(老仙)이 있는가 하면, 노학(老鶴)이 있고,                    
        노동(老童)이 있는가 하면, 노옹(老翁)이 있고,
        노광(老狂)이 있는가 하면, 노고(老孤)가 있고
        노궁(老窮)이 있는가 하면, 노추(老醜)도 있다              


        노선(老仙)은

        늙어 가면서 신선처럼 사는 사람이다.
        이들은 사랑도 미움도 놓아 버렸다.
        성냄도 탐욕도 벗어 버렸다.
        선도 악도 털어 버렸다.
        삶에 아무런 걸림이 없다.
        건너야 할 피안도 없고 올라야 할 천당도 없고
        빠져버릴 지옥도 없다.
        무심히 자연따라 돌아갈 뿐이다.


        노학(老鶴)은

        늙어서 학처럼 사는  것이다.
        이들은 심신이 건강하고 여유가 있어
        나라 안팎을 수시로 돌아 다니며 산천경계를 유람한다.

        그러면서도 검소하여 천박하질 않다.
        많은 벗들과 어울려 노닐며 베풀 줄 안다.
        그래서 친구들로 부터 아낌을 받는다.
        틈나는대로 갈고 닦아 학술논문이며
        문예작품들을 펴내기도 한다..


        노동(老童)은

        늙어서 동심으로 돌아가 청소년처럼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학의 평생 교육원이나 학원 아니면 서원이나
        노인 대학에 적을 걸어두고 못다한 공부를 한다.
        시경 주역등 한문이며 서예며 정치 경제 상식이며
        컴퓨터를 열심히 배운다.
        수시로 여성 학우들과 어울려 여행도하고
        노래며 춤도 추고 즐거운 여생을 보낸다.


        노옹(老翁)은

        문자 그대로 늙은이로 사는 사람이다.
        집에서 손주들이나 봐주고 텅 빈 집이나 지켜준다.
        어쩌다 동네 노인정에 나가서
        노인들과 화투나 치고 장기를 두기도 한다.
        형편만 되면 따로 나와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늘 머리 속에 맴돈다.


        노광(老狂)은

        미친사람처럼 사는 노인이다.
        함량 미달에 능력은 부족하고 주변에 존경도 못받는 처지에
        감투 욕심은 많아서 온갖 장을 도맡아 한다.
        돈이 생기는 곳이라면 체면 불사하고 파리처럼 달라 붙는다.
        권력의 끈나풀이라도 잡아 보려고 늙은 몸을 이끌고
        끊임없이 여기 저기 기웃거린다.


        노고(老孤)는

        늙어가면서 아내를 잃고 외로운 삶을 보내는 사람이다.
        이십대의 아내는 애완동물들같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삼십대의 아내는 기호 식품같다고 할까,.
        사십대의 아내는 어느덧 없어서는 안될 가재도구가 돼버렸다.
        오십대가 되면 아내는 가보의 자리를 차지한다.
        육십대의 아내는 지방 문화재라고나 할까 그런데
        칠십대가 되면 아내는 국보의 위치에 올라 존중을 받게 된다.
        그런 귀하고도 귀한 보물을 잃었으니 외롭고 쓸쓸할 수 밖에.


        노궁(老窮)은

        늙어서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사람이다.
        아침 한 술 뜨고 나면 집을 나와야 한다.
        갈 곳이라면 공원 광장 뿐이다.
        점심은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한다.
        석양이 되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들어간다.
        며느리 눈치 슬슬보며 밥술 좀 떠 넣고 골방에 들어가 한숨 잔다.
        사는게 괴롭다.


        노추(老醜)는


        늙어서 추한 모습으로 사는 사람이다.
        어쩌다 불치의 병을 얻어 다른 사람 도움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못 죽어 생존하는 가련한 노인이다.
        인생은 자기가 스스로 써 온 시나리오에 따라
        자신이 연출하는 자작극이라 할까,
        나는 여태껏 어떤 내용의 각본을 창작해 왔을까,
        이젠 고쳐 쓸 수가 없다.
        희극이 되든 비극이 되든 아니면 해피 엔드로 끝나든
        미소 지으며 각본대로 열심히 연출 할 수밖에.....


        - 좋은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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