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재발견] (4) 미사 전례 안에서의 신앙표현
미사 촛불, 세상의 빛으로 살라는 당부 우리는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기도생활과 미사참례를 꾸준히 하는 신자들도 미사 안에 담긴 보화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당에 들어가면서 하는 행동부터 미사 후 파견예식까지 전례 안에 숨어 있는 상징과 표징에 대해 알아보자. 성당 안에 들어서면 성수를 찍어 십자성호를 긋고 '주님, 이 성수로 저희 죄를 씻어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라는 기도를 바쳐야 한다. 하느님 집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정화하는 거룩한 물을 바르는 예절이다. 미사 전 여성들은 미사보를 머리에 쓴다. 교회에서는 미사보 쓰는 것을 권장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미사보의 신학적 의미는 구약시대에 여성들이 미혼임을 드러내기 위해 베일로 머리를 가렸던 풍습에서 시작된다. 이후 초기 교회에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를 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1코린 11,11-16). 여인의 머리는 남편의 영광으로 인정되고 머리카락을 사치성으로 인식했던 풍습에 따라 전례에 참례할 때 여성들은 머리를 가리라고 했던 것이다. 흰색 미사보를 쓰는 이유는 세례 때의 순결함을 증명하고, 죄를 짓지 않겠다는 다짐을 의미한다. 미사 때 촛불을 쓰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인들을 밤에 불기둥으로 인도하셨기 때문이다. 또 예수님께서 복음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12)하고 말씀하시며, 우리도 세상 속에서 빛으로 살아가라고 당부하시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특별한 미사에 진행되는 십자가 행렬에서 복사가 들고 입장하는 십자고상은 예수님이 앞을 바라보고 사제가 뒤따르는 모습이 돼야 한다. 예수님이 지셨던 십자가의 길을 뒤쫓아가는 것을 의미하기에 사제가 행렬용 십자가를 바라보며 입장해선 안 된다. 시작예식에서 주례 사제가 건네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인사는 축복의 의미다. 신자들이 합송하는 "또한 사제와 함께"라는 말은 '사제가 수품 때 축복받은 그 영이 지금도 함께하기를 빕니다'라는 뜻이다. 서로 축복을 빌면서 주님 은총이 풍요로운 가운데 기쁜 마음으로 미사를 여는 것이다. 제단과 제대는 라틴어로 'Altar'라는 같은 단어다. 하지만 구약과 신약에서 다르게 번역하면서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 구약시대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없었기에 성찬례를 거행할 제대가 없었고 그들만의 거룩한 곳을 만들어 제단이라 불렀다.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시면서 파스카 신비를 재현할 곳이 필요해 제대를 만들었다. 제단은 거룩한 장소라 여겨 예전에는 사제가 입장하면 밑으로 내려올 수 없었고, 신자들도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놓았다. 오늘날 사제들이 제단을 내려와 강론할 수 있게 된 것은 하느님 말씀을 더 친숙하게 전하려는 '사목적 배려'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설자는 간단한 말로 매끄러운 전례를 돕는다. 파견예식에서 주례 사제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말에 신자들은 "하느님 감사합니다"로 응답하고 미사가 마무리된다. ※ 평화방송 TV '신앙의 재발견' 방송시간 : 월요일 오전 8시(본방송), 화요일 오후 9시(이하 재방송) 목요일 오후 4시, 일요일 오후 8시 [평화신문, 2012년 2월 26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정리=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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