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인사 인사는 인간 사이에 다리를 놓아줍니다. 인사의 형식은 때때로 같은 문화권 안에서마저도 매우 다양합니다. 일어서기, 몸을 굽히기, 악수하기, 미소 짓기 등은 원칙적으로 몇 마디 말이나 또는 한마디 말을 덧붙임으로써 그 뜻이 강화되기도 합니다. 아시아에서는 드물지만, 유럽에서는 매우 흔한 인사 방식인 악수는 민속학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무장하지 않아서 위험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형식의 인사는 단지 문화적인 장식일뿐 아니라, 동시에 평화와 안전을 위한 보장이기도 합니다. 인사는 강요될 수 있습니다. 많은 정치적 체제들에서는 독재자나 국기에 대해 인사하도록 강요합니다. 그러나 인사는 자유와 자존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존경스러운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경의를 표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게 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나 돌아가신 분 앞에서 껌을 씹거나 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은 의식적이든 아니든 자기 자신을 경멸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사하는 문화가 많이 줄어들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없애기 위하여 특히 가정과 본당 또는 주일 학교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남부에서는 흔히 “그뤼쓰 고트!”(Gruess Gott)하며 인사합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인사받는 사람에게 인사하시기를, 말하자면 축복하시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존재와 하느님 축복의 힘을 믿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이러한 축복을 빌어줄 수 있습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많은 남녀 아나운서들은 스스럼없이 “그뤼쓰 고트!”하고 인사합니다. 이는 영국식의 ‘할로’(Hallo)를 대체하는 인사입니다. 고대에 아름다운 인사가 있었습니다. 이 인사는 그리스어로 된 신약성경에도 등장합니다. ‘카이레!’(Chaire), 곧 ‘기뻐하십시오!’라는 인사입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은 나자렛의 마리아 집에 나타나 그분께 이러한 격식을 갖추어 인사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성모송 안에서, 주로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이 인사를 수없이 따라 바칩니다. [2013년 7월 7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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