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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징] 전례의 표징과 상징: 분향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2 조회수3,898 추천수0

[전례의 표징과 상징] 분향 (1)

 

 

향을 피우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삶, 우리의 기도, 매일 매일의 일상을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희생과 달콤한 향기로 봉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해 시편에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저의 기도 당신 면전의 분향으로 여기시고 저의 손 들어 올리니 저녁 제물로 여겨 주소서.”(시편 141,2) 

 

사도 바오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사랑으로 살아갈 때 그리스도인의 삶의 향기가 널리 퍼진다고 전합니다.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에페 5,1-2)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나 멸망할 사람들에게나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 

 

기도와 분향에 관한 확실한 비유는 요한 묵시록에서 잘 나타납니다. “어린양이 일곱째 봉인을 뜯으셨을 때, 하늘에는 반 시간가량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나는 하느님 앞에 일곱 천사가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에게 일곱 나팔이 주어졌습니다. 다른 천사 하나가 금향로를 들고 나와 제단 앞에 서자, 많은 향이 그에게 주어졌습니다. 모든 성도의 기도와 함께 어좌 앞 금 제단에 바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천사의 손에서 향 연기가 성도들의 기도와 함께 하느님 앞으로 올라갔습니다. 그 뒤에 천사는 향로를 가져다가 제단의 숯불을 가득 담아 땅에 던졌습니다. 그러자 천둥과 요란한 소리와 번개와 지진이 일어났습니다.”(묵시 8,1-4) 

 

분향을 할 때에는 숯 위에 송진 가루를 뿌리는데, 그 송진이 타면서 매우 신비로운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이러한 향을 제사 예식에 사용하곤 하였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향을 신께 바치는 희생 제물로 사용하였고, 죽은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구약성경 안에서도 향은 신전에서 계약의 궤에 공경을 표하기 위하여 사용되었습니다. “너는 향을 피우는 제단을 만드는데, 그것을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어라.”(탈출 30,1) 

 

신약성경 안에서는 사제 즈카르야가 성전에서 분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루카 1,8-10) 또한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동방박사들이 흠숭의 상징으로서 유향과 황금과 몰약을 아기 예수님께 예물로 드린 이야기가 전해집니다.(마태 2,11 참조) [길잡이, 2013년 10월호, 사목국 교리전례사목부]

 

 

[전례의 표징과 상징] 분향 (2)

 

 

오늘날 우리 사회 안에서 기쁘고 일관되게 살아가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진정한 가치와 영원한 가치의 향기요, 인간이 하늘을 향해 눈을 돌리게 하는 초대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는 끊임없이 기도하고 하느님을 함께 찬양하며(사도 2,42-47 참조),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고(로마 12,1 참조), 세상 어디에서나 그리스도를 힘차게 증언하며,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에 대하여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희망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1베드 3,15 참조).”(교회 헌장 10) 

 

그리하여 향로로부터 피어오르는 향은 우리의 삶이 하느님을 향해 있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임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에 대해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마 12,1)이 되기를 권고합니다. 

 

향을 분향하는 것은 하느님께 흠숭을 드리는 상징이요, 분향을 받는 사람을 존경한다는 하나의 상징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전례 안에서, 특히 어떤 형태의 미사에서나 아래와 같은 때에 자유로이 향을 쓸 수 있습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276 참조) 

 

ㄱ) 입당 행렬 때 

ㄴ) 미사 시작 때 십자가와 제단에 

ㄷ) 복음 행렬과 선포 때 

ㄹ) 제대 위에 빵과 성작을 준비한 다음 예물, 십자가, 제대, 사제, 백성에게 

ㅁ) 축성된 성체와 성혈을 받들어 보일 때 

 

미사 중 성찬 전례 때에 주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상징들에 분향을 합니다. 즉 제단, 십자가, 복음서, 사제와 회중 전체에 분향을 합니다. 

 

이 밖에도 향은 다음과 같은 때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성체께 흠숭을 드리는 성체 현시에 사용합니다. 그리고 시간 전례 안에서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때 바치는 즈카르야의 노래와 성모의 노래를 부를 때 제단과 사제, 그리고 백성에게 분향합니다. 이는 즈카르야와 마리아처럼 우리 역시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도록 초대되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려는 뜻입니다. 이어서 장례 예식 때, 예식의 마지막에 시신에 분향합니다. 그 의미는 육체는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되었고 마지막에 부활할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길잡이, 2013년 11월호, 사목국 교리전례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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