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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9 조회수4,117 추천수0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성직자 · 수도자 · 평신도 공동 참여한 전국 각 교구 사전 토론 자료 바탕

 

 

“전례와 성사가 없다면, 거기엔 은총이 없기에 신앙고백은 유효하지 않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신앙의 해 제정 자의교서 ‘믿음의 문’(9항)에서 밝힌 것과 같이 주일 미사 전례에 참례하는 신자 수가 감소하는 것은 신앙에 문제가 있다는 징후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전국 각 교구는 냉담교우 문제 역시 미사 전례가 본연의 의미 안에서 활성화되지 못한데 기인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주교회의는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와 관련, 주교회의 차원에서 공동 사목 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를 통해 토론 자료를 작성한 바 있다.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에 대한 토론은 올해 2~7월 전국 각 교구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소장 강우일 주교)가 8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강당에서 마련한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 제4회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는 이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한 주제발표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패널의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소장 강우일 주교(주교회의 의장)는 이날 세미나 격려사를 통해 “전례는 생생한 체험을 갖는 구원의 현장으로서 기능해야 하는데, 감동과 구원의 체험이 결핍된 예절로서 되풀이되다 보니 미사에 덜 나오게 된다”며 “그러다보니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죄만 남아, 구원을 위해 하는 미사가 죄를 양산하게 되는 가치 전도가 일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주교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한국교회 미사 전례에 대한 현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미나 주제발표에서는 신호철 신부(부산가톨릭대)가 ‘주일 미사 전례활성화를 위한 원리와 제안’에 관해 전례신학적 입장에서 방안을 제시했다.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것이 개념 정리다. 신 신부는 “전례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전례가 그 본연의 결실을 맺도록 잘 이루어짐을 의미한다”며 “전례의 활성화란 ‘전례에 참석하는 이들이 신비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만나고 구원에 이르도록 전례가 잘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 신부는 미사 전례에서 중요한 두 가지 원리는 ‘장엄한 반복’과 ‘인간 감각의 성화’라고 밝히고, “미사가 반복되어 지루하다는 것은, 숙달은 됐으나 영적으로 상승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료하기 때문에 신선함을 주기 위해 형태를 바꾸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며 “전례는 구원역사의 마지막 단계로, 전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전했다.

 

신 신부는 또한 “구원의 은총을 느끼기 위해서는 성령의 이끄심에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내맡기는 것이 바로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룩한 적극성은 침묵으로 드러나며, 침묵의 본질은 성령께 모든 것을 내맡기는 것”이라고 전한 신 신부는 “전례 중에 보고 듣고 느끼는 그 모든 인간적 감성들이 성령의 은총으로 성화되어, 초월적 차원에로 열릴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패널 발표에서 윤종식 신부(가톨릭대)는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읽을 필요가 있으며, 본당 공동체가 복음을 중심으로 긴밀한 유대를 이루고 친교의 공동체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제들의 전례교육은 물론 전문가들이 펼치는 신자 재교육과 전례봉사자 양성교육 등이 지원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어 손정명 수녀(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는 “주일 미사 활성화와 연관해 신자들은 영적 목마름을 갖고 있다”며 “강론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얻고, 고해성사를 집전하는 사제들에 대한 교육과 전례봉사자들의 내적 쇄신, 소공동체 활성화, 적극적인 성가 참여를 위한 배려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평신도의 입장에서 발표에 나선 김문태 교수(가톨릭대 ELP 학부대학)는 주일미사 전례 활성화를 위한 내·외적 과제를 밝히고 “한국교회 차원의 진지하고도 심도 있는 토론과 논의는 시의적절하다”며 “앞으로 교구와 본당 차원에서 이러한 토론과 논의 결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시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과제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1월 17일, 주정아 기자]

 

 

교구별 토론결과 종합 보고서


주일 미사 활성화, 정성스런 전례 · 강론이 관건

 

 

주일 미사 전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제들의 정성스러운 전례 거행과 살아있는 강론’ 준비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자들이 사제의 미사 주례와 강론을 ‘참관하고 감상하는데’ 머무르지 않도록 전례의 내적 의미를 이해하는 교육이 지원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은 전국 각 교구별로 실시한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 토론을 통해 수합됐다.

 

주교회의는 현재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주일 미사 전례 거행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교구별 토론을 통해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7월 전국 각 교구는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제시한 토론 자료를 활용, 자발적인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이 토론은 일선 사목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미사 전례 쇄신과 관련한 과제와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두드러진다. 또 토론이 전국적인 차원에서 진행됐고, 사제 뿐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가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토론자료를 종합, 분석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이 토론은 오늘날 한국교회 내에서 미사 전례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 밝혔다.

 

토론 주제는 ▲ 주일 미사 준비에서 사제와 신자의 노력 ▲ 전례 교육 ▲ 본당 전례위원회의 운영 ▲ 성경 봉독과 사제 강론 ▲ 신자들의 능동적인 미사 참여 ▲ 성찬례와 친교의 공동체 실현 등 6가지 방향에서 제시됐다.

 

토론 시기와 방법 등은 각 교구별로 자율적으로 정해 진행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방법으로 토론이 진행됨에 따라 전체 결과는 제시된 의견들을 범주별로 구분해 빈도 수로 계산됐다. 이에 따라 토론 결과는 다른 설문조사와 달리 몇 명이 어떤 의견을 표명했는지가 아니라, 각 주제별 토론에서 어떤 의견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지, 토론자들이 무엇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고, 어떤 필요성들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제4회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에서는 전국 12개 교구에서 수합한 결과가 활용됐다. 

 

토론결과에 따르면 사제들은 전례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경건하고 정성스러운 전례 거행 노력’을 보여야 한다(25%)고 응답했다. 신자들의 경우, 전례 활성화를 위해 사제들이 펼쳐야 할 노력으로 ‘신자들의 마음에 와 닿는 강론 준비’(24%)를 제시했다. 이어 ‘경건하고 정성스런 미사 주례’(22%)라는 의견이 뒤를 따랐다. 

 

반면 대부분의 사제들은 강론 준비를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어려우며, 신자들로부터 여하한 피드백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론준비의 어려움으로는 강론 소재의 고갈, 판에 박힌 형식적인 내용과 반복의 우려, 바쁜 일정, 다양한 매체 사용의 부담감, 신자들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는 준비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별도의 사제 연구 모임과 교구 혹은 지구 차원에서 각종 연수나 참고 자료가 적극 지원돼야 할 필요성도 드러났다.

 

능동적인 미사 참례를 위해서는 ‘신자들이 힘차게 성가를 부를 수 있게 하자’(21.9%)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신자들 스스로가 미사에 참여하기 전부터 능동적 미사 참여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드러난 것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와 관련 이번 토론에서는 전례 교육의 필요성이 적극 제기됐다. 특히 형식적이고 기능적인 교육보다 전례의 내적 의미를 이해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이번 토론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토론 참가자들이 ‘전례 활성화’ 의미 자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신자들이 모든 전례에 참여해야만 ‘능동적 미사 참여’인지, 매번 감동을 느껴야 올바로 참여한 것인지 등의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 신자들은 가급적 좀 더 화려하고 정서적인 감동이 있는 미사를 추구하고, 전례적 역할에도 더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보다 활성화된 전례가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따라 모호한 개념들을 신학적으로 올바로 규명함으로써, 미사 전례와 사목 현장 안에서 올바른 전례 교육과 사목 실천이 이어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신문, 2013년 11월 17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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