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9일 주일
[(백)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은 나자렛의 성가정을 기억하며 이를 본받고자 제정된 축일이다. 1921년 이 축일이 처음 정해질 때에는 ‘주님 공현 대축일’ 다음 첫 주일이었으나, 1969년 전례력을 개정하면서 ‘성탄 팔일 축제’ 내 주일로 옮겼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해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부터 한 주간을 ‘가정 성화 주간’으로 지내고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가정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가운데 진정한 사랑과 생명이 넘치는 보금자리로 가꾸어 나가게 하려는 것이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온갖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오롯한 믿음을 간직하는 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갔습니다. 올 한 해의 마지막 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오늘은 ‘가정 성화 주간’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각자의 가정을 주님께 봉헌하고,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가정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마음 모아 기도합시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루카 2,16 참조
목자들은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보았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하느님, 성가정을 통하여 참된 삶의 모범을 보여 주시니, 저희가 성가정의 성덕과 사랑을 본받아, 하느님의 집에서 끝없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자녀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주님의 뜻이다.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는 것은 자신의 죄를 상쇄하는 것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콜로새의 신자들에게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답게 살아가라고 권고한다.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사랑으로 다른 이들을 대하라고 당부한다. 특히 가정에서 서로 존중할 것을 강조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구약에서 예고된 것처럼 다윗의 고장인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으나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린다. 이는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하셨다가 이스라엘로 돌아가시어 갈릴래아 지방의 나자렛에 자리를 잡고 사셨기 때문이다
나자렛 예수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아버지를 공경한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3,2-6.12-14
2 주님께서 자녀들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시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권리를 보장하셨다. 3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4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
5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서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들여진다. 6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는 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한다.
12 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13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14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성가정의 에집트 피난
<주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3,12-21
형제 여러분, 12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13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14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
15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16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17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18 아내 여러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19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20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21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
성가정의 에집트 피난
그리스도의 평화가 너희 마음을 다스리게 하여라.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여라.
성가정의 에집트 피난
요셉 성인께 봉헌된 제대...
주님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에집트로 피신...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에집트로 떠나가서...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15.19-23
13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14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15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9 헤로데가 죽자, 꿈에 주님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20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거라.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다.” 21 요셉은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갔다.
성가정을 이루고 살아간다는 것은 예수님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삼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가정 공동체에 들어오기를 바라십니다. 그리하여 성체의 모습으로 우리 각자에게 오신 것입니다. 성체를 받아 모신 우리는 가정에서 서로서로 예수님 대하듯 사랑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헤로데에게 쫓겨 긴박하게 이집트로 피신하던 성가정이 잠시 강가 나무 밑에 앉아 편안히 쉬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품을 보면 정면 중앙에서 천사가 바이올린을 켜며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그리고 천사 오른쪽으로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와 함께 편안히 잠들어 있다. 왼쪽의 성 요셉은 천사가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도록 악보를 펼쳐 보이고 있다.
여기서 성 요셉의 양아버지로서의 역할이 드러난다. 그는 성모자 곁에서 성가정을 지켜나가는 훌륭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세 분이 보여 주신 가정 공동체의 모범을 따라 우리 각자의 가정 또한 성가정이 될 수 있도록 다짐하는 날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늘부터 한 주간을 ‘가정 성화 주간’으로 지냅니다.
그렇다면 어떤 가정이 성가정일까요? 화목한 가정,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유지되며 기도로 끝맺는 가정, 모든 식구가 세례를 받은 가정 등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답으로는 부족합니다. 많은 것으로 채워져도 그것은 성가정의 특징은 될지언정 성가정의 전부를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성가정의 성화나 성상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중심에 계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가정이란 ‘예수님을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가정’이며, ‘예수님을 그 공동체의 중심으로 모신 가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가족 구성원 서로서로가 아기 예수님으로 알고 품에 안아야 합니다.
어느 한 가정의 부모와 면담한 내용이 기억납니다. 그 가정에는 신체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딸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돌보는 일로 가족이 10년 넘게 고생해 왔습니다. “딸 때문에 식구들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마음고생도 많지요?” 이러한 저의 위로에 그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딸이 우리 가정의 보물입니다. 이 아이가 없었다면, 우리 가정은 기도할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이 딸의 오빠와 동생도 자기 욕심만 챙겼을 것입니다. 딸아이의 장애로 말미암아 식구가 모두 함께 모여 기도할 수 있고, 각자가 시간을 쪼개어 딸에게 더 마음을 쓸 수 있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얘기였습니다. 이 가정에서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예수님처럼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집 : 불광동성당 미디어팀 그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