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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부활] 성주간 전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4 조회수6,370 추천수0

성주간 전례


예수가 ‘메시아’ ‘그리스도’로 드러나는 구원 신비 체험

 

 

예수 그리스도는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했다. 예수를 맞이한 많은 이들은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겉옷과 나뭇가지를 꺾어다 길에 깔아(마르 11,8) 환영했다. 하지만 이들의 환영 노래는 채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예수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목소리로 바뀌었다. 

 

예수 부활 대축일 전 한 주간의 예수 그리스도 행적은 극적이다. 인간의 사랑과 비난을 한 몸으로 받는 것은 물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내놓는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예수가 우리들에게 남긴 가르침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고 깊다. 

 

거룩한 주간인 성주간(聖週間)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그 의미를 강하게 체험하는 성주간 전례 내용과 역사, 의미를 살펴본다.

 

 

■ 성주간의 역사와 변천 

 

4세기 말에 쓰인 「에제리아의 여행기」에는 예루살렘 교회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일주일 동안 예수의 수난과 죽음, 부활 사건을 전례 안에서 다루고 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예루살렘 교회의 전례는 파스카 성삼일의 기원이 됐다. 하지만 이전에도 성주간은 많은 증언을 통해 언급되었다. 특히 성주간을 최초로 이야기한 성 아타나시오는 ‘축일 서한’에서 3세기에 성주간을 지냈음을 암시한다. 여기에 성 목요일이 덧붙여진 것은 4세기경이다. 

 

교회법에 성주간이 명시된 것은 5~6세기 이후다. 초기 로마교회에서는 성삼일에 성 금요일 구시(오후 3시)의 수난 예식, 성대한 파스카 성야와 부활대축일 주일미사를 포함했다. 그러나 중세 시대에는 예수의 마지막 생애에 일어난 사건에 집착함으로써 예수의 고통과 죽음의 신비를 퇴색시키는 경향도 있었다. 이에 따라 비오 12세 교황은 1951년 파스카 성야를 복구하고 성삼일 전례를 개정함으로써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부활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했다.

 

 

■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한 것을 기념하는 주일이자 성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이날은 나뭇가지 축복과 예루살렘 입성 기념행렬의 전례를 거행,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재현한다. 나뭇가지를 들고 행렬하는 예절이 미사 전에 거행된 것은 1956년부터다. 그러나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는 행사가 아니라 내면적 의미를 고백하고 따라야 한다. 

 

이날 전례의 특징은 기쁨과 수난 복음이 교차된다. 미사 중에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앞서 알리는 수난 복음을 낭독한다는 것이다.

 

 

■ 성삼일의 의미 

 

“주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성삼일은 주님 만찬 저녁 미사부터 시작하여 파스카 성야에 절정을 이루며 부활 주일의 저녁 기도로 끝난다.”(「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규범」19항) 

 

사순시기의 마지막 주간이자 절정인 성주간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 전까지의 사순시기와 성 목요일 미사부터 성 토요일까지의 파스카 성삼일 중 이틀을 포함하는 기간이다. 

 

흔히 성삼일이라고 하면 성 목요일, 성 금요일, 성 토요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확하게는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성 금요일, 예수의 죽음을 묵상하는 성 토요일 그리고 부활을 선포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이다. 하지만 축일은 전날 저녁부터 시작된다는 전례 전통에 따라 성 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도 성 금요일의 전야에 해당되는 것이다. 

 

‘주님 만찬 미사’로 시작되는 성삼일은 사순시기의 마지막 절정이자 부활대축일로 연결되는 지점에 위치한다. 때문에 성대하고 장엄하게 치러지는 성삼일 미사는 평소 예식과 다른 점이 많다.

 

 

■ 성삼일의 상징 

 

성 목요일은 4세기 말 이후 화해 예식을 하는 날로 정해져 있었고, 5세기부터는 성유축성미사의 날이었다. 이날 오전에는 각 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성유축성미사가 봉헌되고, 축성된 성유는 세례, 견진, 병자성사 때 사용된다. 

 

주님 만찬 저녁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하기 전 제자들과 나눈 마지막 저녁식사로, 성체성사의 설정을 기념하는 미사다. 사제는 흰색 제의를 입고, 감실은 비워둔다. 대영광송 때 제대 종을 화려하게 치고 부활 성야 미사 대영광송 전까지는 타종하지 않는다. 이는 성체성사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더불어 예수께서 사도들의 발을 씻어준 모범을 받아 발 씻김 예식 즉 세족례를 거행하며, 교회는 수난 감실 앞에서의 성체조배에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권고한다. 

 

인간이 되어 오신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억하는 성 금요일은 미사를 봉헌하지 않고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한다. 시작 예식 없이 간단한 경배와 기도로 진행되는 예식은 말씀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등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이날은 한 끼를 완전히 금식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성 토요일에는 미사와 다른 성사 전례가 거행되지 않는다. 이날은 예수께서 무덤 안에서 쉬는 때이며, 저승에 내려가시어 천국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던 모든 이들과 만나는 날임을 기억하는 시기이기에 평화와 기다림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는 날이다. 

 

부활 성야의 전례는 일 년 중 거행되는 모든 전례의 절정을 이룬다. 때문에 가장 장엄하게 봉헌된다. 해가 지고 난 이후 시작해야 하는 부활 성야 예절은 ▲ 빛의 예식인 새 불과 파스카 초 축복 ▲ 말씀 전례 ▲ 세례 예식 ▲ 성찬 전례로 진행된다. 이 예절은 빛의 신비가 강하게 드러나는 만큼 모든 불을 끄고 어둠의 신비가 잘 드러나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가톨릭신문, 2014년 4월 13일,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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