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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전례 이야기4: 참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09 조회수3,924 추천수0

최창덕 신부의 전례 이야기 ④ 참회

 

 

십자 성호와 인사에 이어지는 미사 전례의 순서는 참회 예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5,23-2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사제는 공동체의 이름으로 참회를 권합니다. “형제 여러분, 구원의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하여 우리 죄를 반성합시다.” 죄 고백 권고 후에는 침묵이 이어집니다. 이 침묵은 우리 스스로의 지난 잘못을 알아내고 생활을 반성케 하여 주님을 받아들이도록 준비하게 합니다. 침묵은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의 목소리를 알게 합니다. 그리스도 신앙 안에서 침묵을 잃어버리면 하느님을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침묵과 반성은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린 하느님과 이웃을 다시 찾게 만들어줍니다.

 

죄악은 인간을 하느님과 동료 인간들로부터 분리시켜 놓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악을 제거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련한 처지를 함께 큰 소리로 외친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외침을 때로는 공동 죄 고백으로써, 때로는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희는 주님께 죄를 지었나이다.”(참회 ㈏ 양식) 하는 말로 표현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는 기도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이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며 우리 안에 진리가 없는 것입니다.”(1요한 1,8). 그러므로 신앙인들이 거룩한 미사전례 시작때 자신의 잘못들을 알아내어 잘못과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간청하는 것은 의미가 있으며 또한 필요합니다. 어둠이 있는 곳에서 빛의 밝음이 환히 드러나듯이 우리가 주님 앞에 죄를 지었음을 고백하고 용서청할 때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할 뿐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그리스도인 중에는 자신의 죄를 인식하고 그 죄를 고백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을 고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둑질하지도 않았고 더욱이 살인하지도 않았으며, 아내와 남편 외에 다른 사람과 부정한 짓을 않았으며, 주일미사를 궐하지도 않았습니다.”와 같은 말을 쉽게 합니다. 그러나 고백의 기도는 사람이 무엇보다도 선을 행하지 않음으로써도 죄를 지을 수 있다고 가르침으로써 우리의 시야를 넓혀 줍니다. 우리가 자비로운 행위를 소홀히 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세상에서의 소금과 빛 그리고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위한 척도와 받침이 되지 못했다는 데 우리의 잘못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2014년 9월 7일 연중 제23주일 대구주보 3면, 최창덕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가톨릭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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