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전례상식] (7) 제대 위의 십자고상과 초 성당 안에 들어가면 먼저 중앙에는 예수 그리스도님의 상징이자 성당의 중심인 제대가 있고, 그 위에는 십자고상과 초가 놓여 있습니다. 제대에서는 성찬 전례만 거행하는 것이 원칙이라 다른 것을 함부로 올려놓을 수 없지만 제대 위나 곁에 놓인 십자고상과 초에는 각각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제대 위에 십자고상을 모시는 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공동체의 한 가운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의미로 미사성제가 십자가의 제사와 동일함을 나타냅니다. 제대 위에 고상을 놓는 대신 긴 십자가를 제대 곁에 세워 둘 수도 있습니다. 촛불은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만방을 비추시는 그리스도님을 상징합니다. 또한 초가 스스로를 태워서 빛을 내는 것과 같이 우리도 스스로의 희생을 통해서 세상의 빛으로 타올라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초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요한 순간이나 또는 전례 의식을 거행하는 데 자주 쓰입니다. 미사 때 제대에 놓이는 초는 제대의 장식에 속하지만 그리스도의 현존을 강조하고 흠숭과 축제의 기쁨을 드러내는 것이니만큼 반드시 제대 위에 놓을 필요는 없고 제대 곁에 세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를 제대 위에 놓을 경우에는 전례가 거행되는 장면을 가리지 않도록. 특히 성찬 예식의 거행을 가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제대 위에 초를 올려놓는 것은 전례 집전을 경건하게 하고 축제의 성대함을 나타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전례의 성격이나 중대성에 따라 제대 위에 올려놓는 초의 수도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연중시기의 평일이나 기념 등급의 성인 축일에는 좌우 하나씩 두 개의 초를, 연중시기의 주일과 사도나 복음사가의 축일과 같은 축일 등급에는 좌우 각각 두 개씩 네 개의 초를 올려놓고 중대한 대축일의 경우에는 양쪽에 세 개씩 여섯 개의 초를 올려놓습니다. 이렇게 제대 위의 초는 짝수로 올려놓는 것이 일반적이나 가끔 초를 하나 더 켜 놓는 경우가 있는데 교구장 주교님께서 미사를 주례하실 때는 주교 대례미사임을 표시하는 초를 하나 더 놓습니다. [2014년 11월 23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 주간) 대구주보 4면, 문화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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