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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펀펀 전례: 판공성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28 조회수6,101 추천수0

[펀펀 전례] (8) 판공성사

 

성탄과 부활 준비하며 신앙 점검하는 과정

 

 

민이 : 티모 신부님! 왜 어느 곳이나 시험이 이렇게 많지요? 학교 다닐 때나, 직장을 구할 때…, 막상 직장 들어가서도 승진시험이 있더라고요.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티모 : 이런!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도 시험이 있는 데, 민이 형제는 하늘나라에 못 들어가겠네요. 하하~!

 

세라 : 맞아요! 시험 없는 곳은 없을 거예요. 사순시기에도 판공성사가 있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우리 공(功)을 판단하는 성사라는 뜻이라던데, 맞나요?

 

티모 : 대단하네요. 세라 자매가 알고 있듯이 판공성사는 그동안 우리 삶이 신앙인으로 살았는지, 또한 성탄이나 부활을 맞이할 준비를 잘 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시험을 치루는 과정이지요. 마지막은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로 마무리돼요.

 

민이 : 미국에서 유학하는 친구에게 들으니 그곳에는 판공성사라는 말이 없다고 하던데요. 다른 나라에서는 판공성사를 보지 않나요?

 

티모 : 판공성사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시스템이지요. 예전에는 자동차도 별로 없고 도로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죠. 사제 수가 부족한데 비해 담당해야 할 지역과 신자는 많았어요. 본당 하나에 여러 공소들을 관할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자 생활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였답니다. 본당 신부는 일 년 중 적어도 대림시기와 사순시기에 공소들을 순회 방문해 신자들이 기도생활이나 사랑 실천은 잘 하고 있는지, 교리는 잘 알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고해성사를 줬다고 합니다. 또한 성탄이나 부활 대축일이 되면 전날부터 본당에 모여 미사에 참례하면서 한 신앙 공동체임을 확인하고 주님 오심과 부활 기쁨을 나누었지요.

 

세라 : 참 좋았겠네요. 그런데 지금은 공소도 별로 없고 본당이 가까이 있어 매 주일 미사를 드릴 수 있음에도 왜 아직까지 판공성사를 유지하나요?

 

티모 : 그 때문에 판공성사를 없애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성탄과 부활을 준비하는 고해성사의 중요성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답니다. 그나저나, 두 분은 판공성사를 보셨나요?

 

세라, 민이 : 아직 보지 않았어요.

 

민이 : 부활을 준비하기 위한 영적 준비로 판공성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고맙습니다. 신부님!

 

[가톨릭신문, 2016년 2월 28일,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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