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 fun) 전례] (11) 성주간 예식
성삼일 지내며 ‘파스카 신비’ 체험 세라 :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신부님께서 사순시기에 단식, 기도, 자선을 통해 부활을 준비하라고 그러셨는데, 벌써 성주간이 다가왔네요. 민이 : 저도 그래요. 그런데 전례주년 중에서 성주간, 특히 성삼일이 그리스도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하던데, 왜 그런 건가요? 티모 : 이천년 전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시고 나자렛에서 자라신 예수라는 인물이 ‘그리스도’, ‘메시아’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사건이 성삼일에 벌어지기 때문이지요. 세라 :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일어난 삼일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티모 : 맞아요. 이 삼일을 파스카 신비가 일어난 삼일이라고 하여 ‘성삼일’(Sacrum Triduum) 또는 ‘파스카 삼일’(Triduum pasquale)이라고 합니다.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부터 주일인 예수 부활 대축일 저녁까지의 삼일이지요.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최후의 만찬부터 예수님의 수난 받으심과 십자가에서 죽으심, 그리고 부활하심을 통한 인류를 구원하신 신비를 기념하지요. 민이 : 우리가 성지가지를 들고 행렬하며 성당으로 들어가는 성지 주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티모 : 성삼일을 포함하는 성주간을 시작하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는 미사 전에 조금은 다른 행렬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이스라엘 백성이 환호하며 환영한 성대한 행렬을 기억하는 것이지요. 본래는 예루살렘 사람들이 흔들었던 종려나무가지여야 하는데, 우리는 사철 푸른 나뭇가지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미사 중에는 수난복음을 입체낭독으로 합니다. 여러분도 “그 자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군중 역할을 하시지 않았나요? 세라 : 맞아요! 참석한 신자 전체가 군중 역할을 했지요. 수난 복음을 낭독할 때는 정말 예수님의 수난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이 외에도 성삼일 전례 중에서 특징적인 예식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티모 : 주님 만찬 저녁 미사 때에는 대영광송 때 성당 종과 제대 종을 치고 그 후 부활 성야 미사의 대영광송 전까지 타종하지 않으며 나무로 만든 딱딱이를 대신 사용하지요. 지역에 따라서 오르간 연주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곧 귀의 재(齋)를 지키는 것이죠. 그리고 발씻김 예식을 하며 인류에게 끝없는 사랑을 겸손, 희생, 봉사로 드러내신 예수님을 기억합니다. 마지막으로 성체를 따로 마련한 수난감실에 십자가 경배 전까지 모시고 성체조배를 합니다. 사제는 제대로 돌아와 십자가를 가리고 제대포를 벗겨서 주님께서 더 이상 함께 하지 않으심을 드러냅니다. 성 금요일의 주님 수난 예식에서는 십자가를 경배하며 예수님의 희생을 기억하고, 부활 성야 미사 때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리며 빛의 예식을 하며 행렬을 합니다. 말씀 전례 독서에서는 7개의 중요한 구약과 1개의 신약, 1개의 복음서를 봉독하도록 해 구원 역사 전체를 듣도록 합니다. 또한 세례식 또는 세례갱신식을 하지요. 민이 : 성삼일의 예식들은 하나하나가 예수님이 가셨던 구원의 길을 기억하게 하네요. 꼭 참석해야겠어요. [가톨릭신문, 2016년 3월 20일,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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