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전례] (28) 앉아서 미사에 참례하면 안되나요?
‘앉고 서는 자세’ 전례 규정으로 정해져 있어 민이 : 신부님, 미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미사 때에 앉았다가 섰다가 하는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예전에 군대에서 미사에 참례했을 때, 신자가 아닌 군인들이 종교시간에 좀 쉬려고 성당에 왔다가, 앉았다가 섰다가 하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걸 들은 기억도 나고요. 티모 : 전례 안에서 자세가 지니는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모르면 미사 중에 앉았다가 섰다가 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요. ‘전례 안에서 인간의 성화가 감각적인 표징들을 통하여 드러나고 각기 그 고유한 방법으로 실현’(「전례헌장」7항)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각 자세의 의미를 알 필요가 있어요. 세라 : 아, 그럼 앉고 서는 자세도 모두 전례의 규정을 따르는 건가요? 티모 : 그럼요. 우선, 신자들이 미사에서 서 있어야 할 때는 입당 노래를 시작할 때부터 본기도를 마칠 때까지, 그리고 복음 전 알렐루야 노래를 부를 때, 복음을 선포하는 동안, 신앙 고백을 할 때,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칠 때이며, 예물 기도 앞의 초대의 말부터 감사송까지, 그리고 영성체 후 기도부터 마침 강복 때까지 입니다. 앉아 있는 경우는 복음 전에 독서를 하는 동안, 화답송을 바치는 동안, 강론을 듣는 동안, 봉헌 예물을 준비하는 동안, 그리고 필요에 따라 영성체 후 거룩한 침묵을 지킬 때고요.(「미사경본총지침」43항) 민이 : 이렇게 정해둔 건 선 자세와 앉은 자세가 각각 어떤 의미가 있기 때문인가요? 티모 : 선 자세는 환영과 존경을 표시하며, 가장 보편적인 기도 자세이고 부활과 기쁨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그 밖에 깨어있음과 준비, 활동에 임하는 태세와 감사와 희망을 드러내는 자세이기도 하고요. 반면에 앉으면 몸도 편안해지고 마음도 차분해지기에 정성과 주의력을 기울여야 하는 경청과 묵상 때에는 앉은 자세를 권하지요. 세라 : 그럼 신부님, 미사 중에 앉고 서는 자세에 대해 해설자가 반드시 안내를 해야 하는 건가요? 티모 : 본당마다 다릅니다. 예비 신자도 있고 노인분들도 있다 보니 참례자 전원이 미사의 흐름에 따라 자세를 맞춰 나가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해설자들의 안내가 필요하지요. 하지만 수도원이나 신학교와 같이 공동체 전체가 성무일도와 미사를 드리는 것이 몸에 익은 곳에는 해설자가 아예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자가 알아서 전례의 때에 맞추어 자세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죠. 민이 : 신부님 말씀을 듣다보니 미사에서 습관적으로 하던 모든 행동에 의미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요. 티모 : 앉고 서는 자세는 생활 중에 가장 많이 하는 자세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할 수 있지만, 전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경우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례의 흐름에 맞추어 취하는 자세의 상징성을 알면 더욱 집중할 수 있겠지요. 올바른 자세를 취할 때 마음도 다잡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며 참례하면 전례가 더욱 특별해지지 않을까요. [가톨릭신문, 2016년 7월 17일,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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