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호칭기도’의 유래와 의미 레지오 마리애 주회를 비롯해 일상 신앙생활 안에서 널리 사용하는 성모 호칭기도(Litaniae Beatae Mariae Virginis).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아 성모 호칭기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유래 선창자의 연속적인 청원에, 매번 같은 내용으로 되어있는 짧은 청원으로 공동체가 응답하는 ‘호칭기도’(Litania)는 동방교회 ‘기리에’에 뿌리를 두고 있고 5세기경 로마에 퍼지기 시작했다. 로마에서 사용되던 전형적인 호칭기도 형태는 ‘모든 성인의 호칭기도’였다. 많은 신자들이 선호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잘 맞았던 배경에서 중세에는 수많은 호칭기도가 생겼다. 성모 호칭기도도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확한 기원과 발전은 확실치 않지만 7~8세기부터 ‘모든 성인의 호칭기도’에 “주님의 어머니”가 포함돼 있었고, 12세기경부터는 성모 마리아 호칭들만 단독으로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성모신심의 발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초의 성모 호칭기도는 1200년경 작성된 이탈리아 사본으로 추정되며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에서 유래한 ‘베네치아 성모 호칭기도’, 이탈리아 성모성지 ‘로레토’에서 16세기부터 시작된 ‘라우레타노 성모 호칭기도’, ‘탄원의 성모 호칭기도’ 등을 주요 성모 호칭기도로 꼽을 수 있다. 성모 호칭기도가 널리 파급된 것은 성모성지 로레토를 방문한 수많은 순례자들에 의해 암송되면서부터다. 순례를 마친 이들이 고향에 돌아가 기도문을 알리게 됐고, 그로 인해 성모 호칭기도는 유럽 전역에 퍼졌다. 구성 1997년 새로 출판된 「가톨릭 기도서」의 성모 호칭기도에는 50개의 호칭들이 있다. 이는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성모 마리아님’으로 시작 ‘어머니’ ‘동정녀’ ‘하느님의 어머니’로 언급되는 호칭들은 마리아의 품위를, 또 예수 그리스도 이후에 신앙인의 전형으로서 마리아의 탁월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다음은 ‘다윗의 망대’ ‘계약의 궤’ 등 구약의 예언, 상징과 연결된 호칭이며 ‘죄인의 피신처’ ‘근심하는 이의 위안’ 등은 성모 마리아의 힘과 업적에 관한 칭호다. 아울러 ‘가정의 모후’ ‘평화의 모후’ 등 마리아를 ‘모후’로 언급한 것은 성모가 지닌 모후로서의 특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학자들은 성모 호칭기도가 청원기도와 함께 ‘찬미가’ 성격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견해다. 성인들 이름을 호명하는 ‘성인 호칭기도’와 달리 ‘성모 호칭기도’는 마리아를 여러 이름으로 부르며 기도하는 면에서 찬미 기도의 모습도 강하다는 것. 이는 결국 신자들이 관련된 성경 말씀이나 공식 비공식 교의에서 알게 된 내용을 묵상한 결과라고 밝힌다. 전영준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영성신학 교수)는 “성모 호칭기도를 바치는 신앙인들은 먼저 마리아가 보여주신 모범적인 신앙의 자세 및 실천하신 훌륭한 성덕을 본받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성모 호칭기도를 ‘중재기도’를 바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면, 오히려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중재자라고 착각, 기복신앙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톨릭신문, 2016년 8월 14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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