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전례] (49)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선과 악 알게 하는 나무’와 ‘생명나무’를 상징 세라: 신부님, 이제 정말 성탄이 다가오는 게 느껴져요. 얼른 트리도 설치됐으면 좋겠어요. 티모: 그렇죠. 성탄하면 전구가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와 구유가 떠오르죠. 자매님은 트리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아시나요? 세라: 아니오, 신부님. 성탄에 왜 나무를 꾸미는 것인지 늘 궁금했어요. 티모: 크리스마트 트리는 여러 기원설이 있어요. 고대 이집트에서 동지(冬至) 축제에 사용한 나뭇가지 장식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로마’ 축제 행렬에서 사용한 촛불을 단 월계수 가지 장식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 등 세속 축제에서 기원했다고 추측되죠. 전나무를 사용하는 것은 8세기 경 독일에 파견된 선교사 ‘오딘’이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떡갈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던 야만적 풍습을 보고 그것을 중지시키기 위해, 옆의 전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뭇가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고 설교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실질적인 문헌 증거로는 1605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sburg) 연보에 크리스마스 때 나무를 장식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당시 이 지방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성당 앞 정원에서 ‘낙원극’(樂園劇)을 공연했는데, 이것을 공연하는 동안 ‘생명나무’(창세 2,9)를 상징하는 상록수에다 하얗고 동그란 과자를 달고, 주위에 촛불을 피워 나무를 빛나게 했다고 해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천국의 나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이 풍습은 당시 독일에서 12월 24일에 아담과 하와를 기념하는 축제를 드렸던 것과 연관되어 전해졌어요. 민이: 아담과 하와 축제요? 그럼 크리스마스 트리가 선악과와 연관이 있는 건가요? 티모: 크리스마스 트리는 두 가지 나무를 우리에게 상기시킵니다. 에덴동산 한가운데에 있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생명나무’가 그것이죠.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떠올리며 우리는 아담과 하와의 잘못을 기억합니다. 또 하나 ‘생명나무’를 떠올리며 “이 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이사 11,1)는 예언 그대로, 다윗의 후손으로 예수님이 탄생하심과 그분이 우리의 죄를 당신 몸에 친히 지시고 달리신 ‘십자나무’(1베드 2,24)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죠. 세라: 와…, 그렇게 깊은 의미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그럼 나무를 장식하는 장식물에도 어떤 의미들이 있나요? 티모: 18세기부터 크리스마스 트리는 두 가지 열매로 장식했다고 해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善惡果)를 따 먹음으로써 죄를 지어 죽음이 찾아왔음을 되새기려 선악과를 상징하는 붉은 구슬을 달았대요. 그리고 ‘우리의 파스카 양’(1코린 5,7)이 되시어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1요한 2,2)로 봉헌, 우리를 죽음에서 구하시고 지금도 생명의 빵인 ‘성체’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되새기며 성체를 뜻하는 하얀 구슬을 함께 단 것이죠. 그리고 ‘세상의 빛’(요한 8,12)으로 오신 예수님이 ‘별’(마태 2,2)을 통해 동방박사들을 인도하셨고 이제 그 ‘별’을 통해 우리를 당신께로 인도해 달라는 의미로 별 장식도 사용한답니다. 민이: 이 모든 의미를 생각하며 트리를 장식하면 정말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가톨릭신문, 2016년 12월 18일,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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