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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이 바로 은혜의 때요 구원의 날" - 3.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09 조회수493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3.9 재의 수요일

요엘2,12-18 2코린5,20-6,2 마태6,1-6.16-18 

 

 

 

 

 

"지금이 바로 은혜의 때요 구원의 날"

 

 

 

성무일도 시 재의 수요일 본기도의 내용이 참 장엄합니다.

 

“거룩한 재계로

  그리스도교 신자로서의 전투를 시작하며 주님께 비오니,

  악의 세계를 대적하려는 우리로 하여금

  극기의 보루로 진을 치게 하소서.”

 

‘전투’ ‘대적’ ‘보루’ 등 전쟁 용어로 가득한,

그리스도의 전사로서

사순시기 영적전투의 출정에 앞서 바치는 장엄한 분위기의 기도문 같습니다.

찬미가 1연도 사순시기에 잘 들어맞아 은혜롭습니다.

 

“이윽고 하느님이 베풀어주신

  은총에 넘치는 때 빛나는 도다.

  절제의 약으로써 병든 세상을

  치료해 주시고자 정한 시기네.”

 

병든 세상에 병든 영혼들 참 많은 오늘입니다.

어제는 병원에 들렀다가 일을 보고 오는 중

크고 화려한 건물들과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문득 하느님은 어디에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도 하느님이 머무실만한

외적 공간도 마음의 내적공간도 없는 듯, 참 공허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침 인터넷에서 읽은,

신도 수 기준으로 세계 50대 대형교회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에 있는 데 모든 교파를 통틀어

1위(여의도 순복음교회, 75만)와 2위(은혜와 진리교회, 30만명)가 모두

한국에 있다는 기사 역시 참 공허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게 기업이지 무슨 교회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연 하느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마땅히 머물 곳 없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시는 하느님은 아니실런지요?

사람만이 외롭고 쓸쓸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도 외롭고 쓸쓸하십니다.

우리와의 불통에 답답해하시는,

우리와의 소통을 간절히 바라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내 생각, 내 말만 쏟아 놓을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귀를 기울여 하느님의 부르심을,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의 거처에 모셔 들여야 합니다.

이래서 은총의 사순시기요 침묵의 기도입니다.

 

 

 

하느님께 돌아오십시오.

 

이게 살길이요 회개입니다.

하느님께 돌아갈 때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오십니다.

모든 불행의 근원은 하느님을 떠남에서 기인합니다.

하느님을 떠날 때 방황이요

온갖 파생되는 죄요, 가중되는 불안과 두려움입니다.

하느님을 떠나선 그 어디에도 안정과 평화, 위로와 기쁨은 없습니다.

하느님께 배고파하는 사람이요 목말라하는 사람입니다.

이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구원입니다.

주님은 요엘 예언자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간절히 호소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이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하느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

 

바로 주님의 초대에 응답하여

재의 수요일 거룩한 미사집회에 참석한 우리들입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회개가 아니라 평생 끊임없는 회개의 행위여야 합니다.

끊임없이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회개의 여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성전을 찾아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는 이들

바로 끊임없는 회개를 실천하는 이들입니다.

‘돌아오라, 돌아오라’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회개의 열매를 맺으십시오.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으십시오.

내적인 마음의 회개가 우선입니다.

사람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에로,

외적인 삶에서 내적인 삶에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이래야 진정한 회개의 열매를 맺습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통해

내적 삶의 원리를 가르쳐 주십니다.

이 모든 회개의 행위를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지 말고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 앞에서 행하라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위선자들처럼

보이기 위해 자선을 하고, 기도를 하고, 단식한 이들에 대한

주님의 세 차례에 걸친 말씀이자,

보이는 결과를 추구하는

외부 지향적 허영의 사람들에 대한 경종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반면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의 내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에 대한 주님의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 권하시는

특히 사순시기에 수행해야 할 주요 덕목이자 회개의 열매라 할 수 있는

자선, 기도, 단식에 대한 말씀이 그대로 내적 삶의 진리를 가르쳐줍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말고,

  숨어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이게 진정 겸손입니다.

이래야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갚아주십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가능한 겸손입니다.

하느님만 알고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하는 평범한 수행이

최고의 덕이자 겸손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를 사십시오.

 

바로 지금 여기가 회개의 자리이자 회개의 열매를 맺는 자리요

하느님과 화해의 자리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회개의 순수한 마음을 활짝 열어

하느님의 은총을 풍성히 받는 사순시기입니다.

회개하는 이들에게는 매일이 새 하늘이요 새 땅입니다.

오늘 여기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요, 구원의 날입니다.

 

 

 

오늘부터 은총의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을 추슬러 40일 간의 영적훈련기간

성공적으로 잘 마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사순시기 첫 날 재의 수요일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은총을 선사하시며

재를 얹는 예식 중에 말씀하십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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