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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길" , 3.12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2 조회수330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3.12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이사58,9ㄷ-14 루카5,27-32

 

 

 

 

"길"

 

 

 

오늘 말씀을 묵상하다가

문득 떠오른 며칠 전 대담 기사(신영복 교수와 김제동씨) 중

머리글이었습니다.

 

“길은 누가 여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가면 뒤에 생기는 것”

 

얼핏 보면 공감이 가는 화두 같은 말입니다.

그러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에게는

석연치 않습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그 반대입니다.

 

“길이신 그리스도를 따라 여럿이 힘께 가는 것”

 

이게 맞습니다.

사실 교회공동체나 우리 수도공동체는

길이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따라 나선 형제들의 공동체입니다.

매일 아침미사로 새 길을 활짝 열어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여럿이 함께 가면 뒤에 저절로 생기는 길이 아니라

이미 나있는 길이신 주님을 따라나선 우리들입니다.

 

길이 상징하는 바는 목표, 방향, 희망입니다.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며

희망인 길을 잃어 방황이요 길을 찾는 방황입니다.

‘길을 찾는 인간’, 이게 사람입니다.

이 길을 잃어 정주는 안주가 되어버리고

정체된 삶에 타락으로 죄를 짓게 되고 영육도 병들게 마련입니다.

하여 죄인이자 병자로 살아가는 사람들 널려있는 오늘의 현실입니다.

길을 잃은 결과입니다.

그러나 누구나의 가슴 속에 내재해 있는 ‘길을 찾는 갈망’입니다.

오늘 세관에 앉아 있는

레위의 길을 찾는 갈망을 포착하신 주님의 부르심입니다.

 

“나를 따라라.”

 

지체 없이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예수님을 따라나선 레위에게서 그 갈망의 깊이를 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님을 따라 나설 때

비로소 죄로부터 해방이요 영육의 치유입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부르심이 아니라

끊임없이 주님을 따라나서는 엑서더스의 여정 중의 우리들입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우리의 참 목자요 의사는 주님 한 분 뿐이십니다.

항구히 주님을 따를 때 죄는 용서 받고 영육의 병은 치유됩니다.

하여 죄인인 우리는 의인이 되고 병든 우리는 건강한 사람이 됩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은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실천을 전제로 합니다.

바로 1독서가 주님을 따르는 구체적 실천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첫째가 이웃에 대한 수평적 차원의 자선과 선행의 실천들이고

둘째는 수직적 차원의 하느님의 일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내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우리 내면의,

공동체의 어둠을 대낮처럼 밝히는 선행과 자선의 빛,

주님의 빛입니다.

이 때 주님은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우리 넋을 흡족하게 하시며,

우리 뼈마디를 튼튼하게 하십니다.

하여 우리는 물이 풍부한 정원처럼,

물이 끊이지 않는 샘터처럼 됩니다.

참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이어 하느님의 일을 충실히 하는 수직적 차원의 실천입니다.

 

“네가 안식일을 짓밟지 않고,

  나의 거룩한 날에 네 일을 벌이지 않는다면,

  네가 안식일을 ‘기쁨’이라 부르고,

  주님의 거룩한 날을 ‘존귀한 날’이라 부른다면,

  네가 길을 떠나는 것과 네 일만 찾는 것을 삼가며,

  말하는 것을 삼가고 안식일을 존중한다면,

  너는 주님 안에서 기쁨을 얻고,

  나는 네가 세상 높은 곳 위를 달리게 하며,

  네 조상 야곱의 상속 재산으로 먹게 해 주리라.”

 

얼마나 신 바람나는 약속인지요.

안식일을 우리의 하느님의 일인 공동전례기도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정주생활에 충실하면서 하느님의 일에 항구할 때

우리는 주님 안에서 기쁨을 얻고,

세상 높은 곳 위를 달리며,

주님의 상속 재산으로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는 자에게는

주님은 당신 상속재산으로 먹게 해주십니다.

 

 

“주님,

  제게 당신의 길을 가르치소서.

  제가 당신의 진리 안을 걸으오리다.”(시편86,11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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