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으로 심판을 <마태25,31-46<반영억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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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 | 작성일2011-03-14 | 조회수363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사순 1주간 월요일(마태25,31-46)
사랑으로 심판을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9.0이라는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지진에 따른 쓰나미 현상,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로 긴급대피령이 내려졌고 충격과 공포의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행방불명이 되었고 얼마나 더 큰 인명과 재산피해가 있을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 엄청난 사고 앞에 차분하고 질서 있게 침착한 대응을 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며 평상시 얼마나 준비된 삶을 살았는가 알 수 있습니다. 대 자연의 재앙 앞에 인간의 한계를 느끼며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간구합니다.
미국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저녁 한 중년신사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는 하룻밤 묵을 수 있도록 여관비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병원진료를 받기 위해 여관에 머물러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여러 신자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돈을 주려고 하는데 저는 그것을 막았습니다. 병원에 진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갑자기 늦은 저녁에 아이까지 데려와서 돈을 달라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이 약간의 돈을 주어 보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선입견을 가지고 그를 대하였는데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예수님이시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속을 뻔히 알면서도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고 하시며 베푸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가난한 사람들을 동일시 하셨습니다. 그래서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2,40) 그리고 “너희가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마태2,45-46)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구원과 심판의 기준을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에 두셨습니다.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헐벗은 사람, 병든 사람, 나그네 등등 가장 작은이들에게 베푸는 사랑이 곧 주님께 드리는 봉헌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 날 심판은 양이냐 염소냐 둘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중간은 없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7,21)
그러나 막상 실천의 기회가 오면 머리로 계산하고 따집니다. ‘말로나 혀끝으로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반대의 삶을 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하고 민첩하게 해야 합니다.”(성 그레고리오) 그래야 주님의 마음에 들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재지 말고 그가 새 출발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베풀면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합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회피하지 마십시오. 사랑은 다가가는 것입니다. 사실 “사랑은 지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 모르는 시골 할머니가 신학교수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성 보나벤뚜라) “삶이 끝날 때 우리는 사랑으로 심판 받게 될 것”(십자가의 성 요한) 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기회가 좋든 그렇지 않든 많이 많이 사랑하는 날 되기를 희망합니다.
어려운 이웃과 고통중에 있는 북한동포를 위해 하루에 100원 나눔인 교구3000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특별히 지진으로 인한 충격과 공포속에 있는 일본사람들을 위해 기도와 정성을 봉헌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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