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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5 조회수1,087 추천수1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3월 15일 사순 제1주간 화요일
 
 
Thy Kingdom come, thy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
(Mt.6.10) 
 
제1독서 이사야 55,10-11
복음 마태오 6,7-15
 
제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러 나갈 때가 떠올려 집니다. 여행 짐을 싸는데 왜 이렇게 짐들이 많은지 모르겠더군요. 이것도 필요한 것 같고, 저것도 필요한 것 같고……. 그래서 이것저것 싸다보니 짐이 어마어마해졌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게 많은 짐을 가지고 가지만, 그중에서 사용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말입니다. 오히려 그 많은 짐들이 여행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더군요.

여행 초보자들은 아마 다 이렇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여행 고수가 되면 짐 싸는 것부터 달라집니다. 꼭 필요한 짐들만 가방에 넣다보니 짐의 부피도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짐이 크고 무겁지 않다보니 돌아다니는데도 그렇게 힘들어 하지 않습니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여행길에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한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보다는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초보들은 많은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착각합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 삶도 이렇지 않을까요? 사실 우리들 모두는 지구라는 곳에 잠시 여행 온 것이지요. 즉, 지구라는 곳에 잠시 머물렀다가 다시 하느님께서 계신 영원한 생명이 있는 하느님 나라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계속 여행 초보의 모습을 버리지 못합니다.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면서 또한 주님 곁으로 갈 때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데, 계속해서 이 세상에서의 내 짐 무게와 부피를 키우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 집을 떠나 어디를 갈 때,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안전주의하고 재미있게 놀다 오렴.”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신 주님께서도 우리 모두가 아무 탈 없이 이 세상에서 잘 보내고 재미있게 지내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우리를 지켜주시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계속해서 가르쳐주십니다. 그런데 과연 주님의 말씀과 뜻을 제대로 따르고 있을까요? 계속해서 초보티를 벗어내지 못하면서 욕심과 이기심만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 지를 잘 알고 계신다고요. 그래서 아버지 하느님께 바쳐야 할 기도까지도 직접 가르쳐주십니다.

이러한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하느님 아버지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짐들을 늘려 가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짐들을 하늘에 차곡차곡 쌓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용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나의 모든 죄 역시 주님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자신은 이 세상의 짐을 늘리려고 하는 지, 아니면 하느님 나라에 쌓을 짐들을 늘리고 있는지를 묵상하는 은혜로운 사순시기를 보내셨으면 합니다.

 

좋은 본보기야말로 고리타분한 교훈보다 설득력이 있다(새무얼 스마일즈).



 

무엇을 줄 수 있는가(‘행복한 동행’ 중에서)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던 청년이 있었다. 그는 학위를 받자마자 국내 교수직을 얻게 되어 뛸 듯이 기뻤다. 귀국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 날, 그는 박사 논문을 지도해 주던 외국인 교수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식사를 하던 청년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교수에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한국에서 교수가 된다는 건 정말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목적을 달성하다니 꿈만 같습니다!”

잠잩코 제자의 말을 듣고 있던 교수가 입을 열었다.

“축하하네. 이제 학자로서, 자네가 세상에 무엇을 주고자 하는지 궁금하군.”

교수의 질문에 당황한 청년은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학자로서요? 물론 경영학 교수니까...”

“아니, 전공과목이 아니라 자네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의 문제일세.”

교수의 단호함 앞에 청년은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 글쎄, 무슨 뜻으로 물으시는지...”

“농부는 자신의 수고로 우리에게 귀한 먹거리를 선물하지. 저 웨이터는 줄곧 서 있으면서도 편안한 미소와 봉사로 우리에게 멋진 식사를 대접하고 있지 않나? 자네는 수년 전 내게 교수가 되고자 이곳에 왔다고 했지. 난 지금 왜 교수가 되고 싶은 건지를 묻는 거네. 자네는 학자로서 세상에 무엇을 주고 싶은가?”

결국 청년은 교수의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헤어지기 전, 교수는 청년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미래의 안락한 삶이 목적인 인생은 재미없지. 그런 게 자네의 행복까지 보장해 주지는 않아. 내 나이가 되어 보게. 평탄한 삶, 매끈한 일상이 어느 날 문득 시시하게 느껴진다네. 자네가 세상에 주고 싶은 것, 줄 수 있는 것을 찾게. 그게 모든 질문의 답이 될 테니.”
 
 
 
 
Yukie Nishimura - A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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