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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6 조회수1,037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3월 16일 사순 제1주간 수요일
 
 
 
No sign will be given it,
except the sign of Jonah.
(Lk.11.29) 
 
 
제1독서 요나 3,1-10
복음 루카 11,29-32

요즘에는 좀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사순시기이다 보니 평소보다 피정강의나 특강을 많이 하는 때이거든요. 어제도 성소후원회 상반기 피정이 있어서 4시간 동안 피정 강의를 했었습니다. 사실 이 4시간 정도 강의를 위해서 참 많은 시간을 준비하게 됩니다. 강의록도 A4용지로 최소한 20장은 되어야 하지요. 그래서 저는 강의를 준비할 때 제가 전에 썼었던 ‘새벽을 열며’ 묵상 글을 많이 참조합니다. 제가 직접 묵상을 하고 쓴 글이기에 강의 때 외워서 말할 수 있으며, 또 힘 있게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어제의 피정 준비를 위해서 전에 썼던 새벽 묵상 글을 보고 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었지?’, ‘내가 정말로 쓴 글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몇몇 개의 글은 꽤 괜찮은 것입니다(물론 너무 못써서 낯부끄러운 글도 많습니다). 사실 저는 학창시절 글짓기에서 상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또한 누구로부터 글 잘 썼다고 칭찬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했던 제가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더군요.

이러한 저를 보면서 주님의 위대하심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저를 통해서 또 하나의 놀라운 기적을 일구어내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기적이란 내 곁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음 역시 깨닫게 됩니다.

지금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떠올려 보세요. 어떤 분들은 가진 것이 없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적어보면 아마 하루 종일 써도 시간이 부족할 것입니다. 책, 노트, 컴퓨터, 연필, 만년필, 볼펜, 전화, 그릇, 냉장고, 에어컨, 화이트보드, 달력, 액자, 화분, 기타, 쿠션, 방석, 의자, 책상……. 지금 제 근처에 있는 물건들의 몇 가지만을 쭉 적어보았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제 곁에 있으면서 저의 생활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것도 기적이 아닐까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만을 위해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역시 커다란 기적인 것입니다. 바로 우리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다는 주님의 놀라운 표징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표징,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깜짝 놀랄만한 표징을 보여서 자기들을 믿도록 하라는 군중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의 표징이란 무엇일까요? 도저히 믿지 않을 것 같았던 이방인이었던 니네베 사람들이 요나의 말 한 마디에 모두 회개해서 구원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즉, 가장 큰 표징이란 마음의 변화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만 그 표징을 찾으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자연적인 신비로운 현상에서만 찾으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한계를 짓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참 표징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나를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많은 것들, 또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십시오. 그것들이 또 그 사람들이 바로 주님의 놀라운 표징이며, 이를 통해 내 마음이 변화된다면 가장 큰 표징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팀워크는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연료다(앤드류 카네기).




내 탓이요(로버트 풀검,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중에서)

우리 집에는 식구 다섯 명과 큰 사슴 인형 한 마리가 산다. 우리는 속죄양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두 하루씩 맡아 그날은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토요일에 일어난 일은 가정부 탓이다. 문제 될 것은 없다. 가정부는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으니까. 사슴 인형 존은 화요일이고 식구 모두 정해진 요일이 있다. 이렇게 하기 시작한 것은 사슴 인형 때문이다. 슬픈 눈을 가진 인형은 오랫동안 집에서 굴러다녔다. 그것을 열아홉 살 된 조카가 불쌍히 여겨 존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식구로 삼았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우유를 찾았다. 그런데 누가 우유를 다 먹고 사 놓지 않았다. 화를 내는데 조카가 사슴 인형을 들고 와 말했다.

“존이 그랬어요. 미안하대요.”

사슴 표정을 보니 진짜 미안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웃었다. 그 뒤 모두 무슨 일만 있으면 사슴 탓으로 돌렸다. 그러다 조카가 존한테 그러는 것을 불공평하다고 토로했다. 존이 받는 부담이 무거워 우울해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부담을 나누었다.

오늘은 모두 내 탓이다. 나는 종일 집에 없었다. 그러나 집에 와서 “정말 미안해.” 하면 식구들은 한바탕 웃고 “용서할게.”라고 한다. 나는 내가 무슨 일을 잘못했는지 얘기를 들은 뒤 뉘우친다. 날마다 사소한 잘못을 지적하고 뉘우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이 웃을 뿐 아니라, 죄와 비난을 날려 버린다. 잘못을 발견하는 일이 생기 있는 가족 놀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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