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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7 조회수1,378 추천수2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3월 17일 사순 제1주간 목요일
 
 
 
Do to others whatever
you would have them do to you.
(Mt.7.12)
 
제1독서 에스테르기 4,17(12).17(14)-17(16).17(23)-17(25)
복음 마태오 7,7-12
 
여든다섯 살 된 할머니께서 전기 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면서 화를 내고 계셨습니다. 이 모습을 본 옆집 자매님께서 할머니에게 말했지요.

“에이, 할머니. 할머니는 언제나 전기 히터를 켜놓고 있잖아요. 그리고 방안에 불을 켜놓은 채로 주무실 때도 많이 있잖아요. 따라서 전기 요금 많이 나왔다고 하실 수 없죠.”

그러자 할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야! 전기회사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알아. 혹시라도 걸릴까봐 내가 밤에는 언제나 커튼을 친단 말이야.”

밤에 커튼을 친다고 해서 쓰고 있는 전기를 안 쓰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기계량기를 통해 전기를 쓰고 있다는 기록이 남게 되어 있으니까요. 따라서 앞선 이야기의 할머니와 같은 억지는 이 사회에서 절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과 우리의 관계를 볼 때, 우리도 이러한 억지를 자주 부렸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어렵고 힘든 순간이 왔을 때, 우리들은 주님께 억지를 많이 부립니다.

‘주님, 제가 도대체 뭘 잘못했기에 이러한 아픔과 고통을 주십니까?’

또한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갖지 못했을 때도 우리의 억지는 계속되지요.

‘주님, 제가 이 정도 했으면 보상을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 사람은 엉망으로 사는데도 저렇게 잘 살도록 해주시다니요.’

우리의 억지가 과연 합당한 것인지를 묵상해 봐야 할 것입니다. 혹시 내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에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억지가 아닐까요? 사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는 전지전능하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말하는 모든 것을 듣고 계시며,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까지도 잘 알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 기준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할 뿐, 주님의 기준으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청하는 것을 결코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청하는 데에는 원칙이 하나 있음을 분명히 말씀하시지요. 즉,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는 원칙을 따를 때, 주님께도 합당하게 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억지만을 부려서는 주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내 자신이 먼저 남에게 사랑을 철저하게 베풀 때만이 주님으로부터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하면서, 최선을 다해 사랑할 줄 아는 우리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참, 오늘부터 내일까지 교구 성소후원회 임원과 지구장 연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내일 새벽 묵상 글이 없음을 공지합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하나를 심어 열의 수확이 있는 것은 나무고, 하나를 심어 백의 수확이 있는 것은 사람이다(관자).




119보다 빠른 이웃(서정홍, ‘부끄럽지 않은 밥상’ 중에서)

산골 마을에서는 이웃보다 소중한 사람이 없습니다. 팽기 할아버지 집 아궁이 옆에 쌓아 놓은 장작더미에 불이 났을 때 얼른 달려가 불을 끈 사람도, 갑자기 가을비 내릴 때 길 위에 여기저기 널어 놓은 나락을 함께 덮은 사람도, 혼자 사는 인동 할머니가 살아 계신지 틈만 나면 들여다보는 사람도, 사슴 농장 아주머니가 화상 입었을 때 아침마다 보건소에 모시고 간 사람도, 설매실 어르신이 경운기 사고로 피흘리며 쓰러졌을 때 병원에 모시고 간 사람도, 새터 할머니가 날이 갈수록 정신이 없어 가스레인지 불을 켜 놓고 산밭으로 나갔을 때 그 불을 끈 사람도 모두 가까운 이웃입니다.

경운기가 논두렁에 처박히면 자기 일처럼 끌어 올려 주는 사람도, 먹는 물이 나오지 않으면 연장을 들고 물탱크로 달려가는 사람도, 밤새 눈이 내리면 아침 일찍 일어나 마을 길에 쌓인 눈을 치우는 사람도, 이웃집 자녀가 혼인하면 며칠 내내 음식 준비를 같이 하는 사람도, 산밭에 일손이 필요할 때 아무 조건 없이 달려와 주는 사람도, 농산물 값이 폭락해 마음 둘 곳 없을 때 그 설움을 달래며 막걸리 한잔 나눌 수 있는 사람도, 발을 헛디뎌 다리가 부러졌을 때 가장 빨리 달려와 주는 사람도 모두 가까운 이웃입니다. 피붙이가 아무리 소중하다 해도 이웃만큼 소중하지는 않습니다. 119구조대가 아무리 빠르다 해도 이웃만큼 빠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산골 마을에서는 이웃이 없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Mariage D`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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