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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항구한 기도" - 3.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7 조회수539 추천수10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3.17 사순 제1주간 목요일

에스텔4,17 마태7,7-12

 

 

 

 

 

"항구한 기도"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겸손입니다.

 

일본 대 지진에 대해 두 문인의 탄식입니다.

‘자연재해 앞에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자연 앞에 얼마나 겸허(謙虛)해야 하는지(공지영)’ 소감에 이은

‘인간의 문명이란 얼마나 무명(無明)인가,

  인간의 장소란 얼마나 허망(虛妄)한가.

  인류는 인류의 불행으로 자신을 깨닫는다(고은).’ 탄식합니다.

 

이어 기사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습니다.

‘인간이 신을 이해할 수 없듯이, 자연재해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알 수 없다고 믿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자연재해를 다스리려는 노력은 문명을 낳았고,

고통을 다스리려는 기도는 종교를 낳았다.

화를 내리는 신에게 화를 낼 것인가, 기도할 것인가.

그 선택은 인간에게 달려있다(김태관).’

 

모든 것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입니다.

기도해야 사람입니다.

기도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습니다.

이런 모든 재해들은

회개하라는, 겸손하라는, 기도하라는 하느님의 표징들입니다.

인간 본래의 제자리 하느님께 돌아가

단순소박하게, 근면검소하게 살라는 경고입니다.

하늘 향해 눈 들어, 손 모아, 기도하라고 직립인간입니다.

 

하여 우리 분도회 수도가훈은 ‘기도하고 일하라.’입니다.

수도원 곳곳의 하늘 향한 침묵의 나무들은

그대로 기도의 말없는 스승입니다.

하늘 향해 높아질수록 땅 깊이 뿌리내리는 나무들처럼

하느님 향해 기도할수록 현실에 깊이 뿌리내리는 우리들입니다.

언젠가 어느 꼬마의 물음이 생각납니다.

 

“신부님,

  하느님은 한 분 이신데

  어떻게 한꺼번에 세상에 흩어진 그 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듣고

  그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어요?”

 

순간 당황했고 무언가 말은 했는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이어 얼마 전의 깨달음도 잊지 못합니다.

오전 내내 수녀님들의 고백성사를 주는데

얼굴이나 모습은 가려 보이지 않고

다만 격자 사이로 작은 고백의 목소리를 들으려니

격자 가까이 귀를 바짝 붙이고 들어야 했습니다.

온몸과 마음이, 전 존재가 귀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아, 하느님은 듣는 귀자체이시고 보는 눈 자체이겠구나.

  귀가 되시어 온 세상 피조물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눈이 되어 온 세상 피조물들을 보시겠구나.”

 

이런 하느님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보다 우리를 잘 알고 계시는 하느님이요,

이 하느님을 피해 갈 곳은 아무 데도 없습니다.

기도는 바로 이런 하느님과의 대화입니다.

우리 역시 귀와 눈이 되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하느님의 업적을 잘 보아

하느님의 코드에 맞출 때

하느님과의 원활한 소통의 기도입니다.

이래서 침묵의 강조입니다.

잘 듣기 위한 침묵이요 잘 보기위한 침묵입니다.

기도는 항구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우리 모두 기도와 삶에 항구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백절불굴, 칠전팔기의 기도와 삶의 자세입니다.

좌절이나 절망함이 없이 부단히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무엇을 찾고, 무엇을 청합니까?

무엇보다 항구히 찾고 청해야 할 것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 수 있는 지혜와 겸손을,

하느님 향한 사랑을, 희망을, 믿음을 청하고 찾는 것입니다.

부단히 하느님의 뜻을 찾아 문을 두드릴 때

부수적인 것들은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신뢰할 때 샘솟는 용기요 항구한 기도입니다.

사람들이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야

당신을 신뢰하여 청하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주시겠습니까?

1독서의 에스텔을 보십시오.

신뢰가득 담아 마치 하느님과 대화하는 듯 기도하지 않습니까?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이 몸은 위험에 닥쳐있습니다.

  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 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자신은 물론 위기에 처한

이스라엘 동족을 위해 바치는 진정성 가득 담긴

에스텔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이래서 우리 수도자들이 하느님 백성을 위해

매일, 평생, 항구히, 간절한 마음으로 바치는

주식(主食) 같은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가 그리도 좋습니다.

끊임없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바치며

그분의 뜻을 찾는 기도의 기본(基本)에 충실할 때

하느님은 필요한 우리의 간청을 모두 들어주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항구히 당신을 믿고 사랑하고 희망하면서

당신의 뜻을 찾아 충실히 살려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려주십니다.

 

아멘.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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