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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 여기" - 3.1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9 조회수34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3.18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에제18,21-28 마태5,20ㄴ-26

 

 

 

 

"지금 여기"

 

 

 

끊임없는 회개가 순수한 마음으로 ‘지금 여기’를 살게 합니다.

 

가만히 들여다 ‘내’가 원인이요 문제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환경이, 일이 힘든 게 아니라 ‘내’가 힘든 것입니다.

풀어야 할 평생숙제가 나요

이 숙제의 지름길은 단 하나 ‘끊임없는 회개’의 삶뿐입니다.

사순시기 계속되는 새벽 성무일도,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는 초대송은

바로 회개로 깨어 오늘 지금 여기를 살라는 권고입니다.

사순시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하느님께 돌아오는 회개’입니다.

문제가 내 안에 있었듯이 답도 내 안에 있습니다.

주님께 돌아 와 ‘잃었던 나’를 찾아

‘참 나’를 사는 은총의 사순시기입니다.

 

얼마 전 회개를 통한 지혜와 우정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오늘은 주제는 회개를 통한 치유와 겸손입니다.

마음이 무디어져 보지 못하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눈 만 열리면 곳곳에 널려있는 무언의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하느님께 돌아 와 잃었던 나를 찾아 살라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물질지상주의의 돈에서 하느님께로,

외모지상주의의 몸에서 영혼에로 방향을 돌리라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하느님을 잃어, 영혼을 잃어 무너지고 망가지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지요.

얼마 전 신문에서 읽은,

조카 현장 스님이 소개한 법정 스님의 모습 또한

저를 분발케 하는 회개의 표징이었습니다.

 

“스님의 손은 글 쓰는 선비의 손이 아니라

  노동으로 단련된 농부의 손입니다.

  80세가 다 되도록 혼자서 자취생활을 하셨잖아요.

  당신이 보고 겪고 체험한 것이 아니면 글로 쓰지 않았지요.

  직접 겪은 체험과 닦음에서 우러난 글이어서

  생명력과 감동이 남다르죠.

  스님의 글은 절망과 괴로움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병을 치료하는

  처방전, 치유제라고 할 수 있죠.”

 

‘노동으로 단련된 농부의 손’이라는 말마디가

화두처럼 저를 부끄럽게 했고 계속 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영원한 현역으로 늘 깨어 오늘 지금 여기를 살았던,

하여 종파를 초월해 만인의 존경을 받았던 구도자 법정스님입니다.

하느님은 과거를 보시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를 보십니다.

아무리 과거에 잘 살았다 해도 오늘 지금 여기를 못 살면 소용없습니다.

바로 주님은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이 사실을 분명히 알려줍니다.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은

  악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끊임없는 회개가 지금 여기를 살게 합니다.

순수한 마음은 고정된 실재가 아니라 유동적 실재입니다.

끊임없이 흐를 때 맑은 물이듯 끊임없는 회개 있어 순수한 마음입니다.

법정 스님이나 해인 수녀님,

초지일관 끝까지 구도자의 삶에 충실하여 지금 여기를 살았기에

그분의 책들이 베스트셀러지

만약 환속했다면 독자들은 소리 없이 다 떨어져 나갔을 것입니다.

주님 역시 오늘 복음에서 우리 모두의 철저한 회개를 요구합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외적 살인뿐 아니라 분노, 미움, 멸시, 비방 등

온갖 ‘마음의 살인’까지 말끔히 버리는 회개가 있어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부정적 온갖 경향들 바로 죄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상징합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 돌아올 때

비로소 치유되는 내적상처들입니다.

마음 따라 가는 몸이지만 몸 따라 가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미사와 성무일도 역시

끊임없는 회개의 표징입니다.

무디어진 마음이라도 의지적으로라도

몸 따라 부단히 하느님께 돌아가 성전에서 기도 바칠 때

주님의 은총으로 마음의 회개에 뒤따르는 내적치유와 겸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하여 당신께 돌아온

우리 모두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내적상처를 치유해 주시어 순수하고 겸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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