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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0일 야곱의 우물- 마태17,1-9/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0 조회수432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1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2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3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4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5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6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7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8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9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시작 기도
오소서 성령님, 우리의 시련과 고통, 그 한가운데서도 오직 주님만을 희망하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 (Lectio)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수난과 부활이 전개될 예루살렘을 향하는 여정 가운데 일어난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관한 첫 번째 예고 (마태 16, 21-23)와 두 번째 예고 (17, 22-23) 사이에 놓여 있는 오늘 말씀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셔야 하는참된 의미를 밝혀주며 제자들의 신앙을 굳세게 합니다.
마태오복음에서 ‘높은 산’ 은 하느님의 계시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이해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 야고보 그리고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17, 1) 높은 산에 오르십니다. 산 위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영광스럽게 변모되십니다. 이때 “해처럼 빛나는 얼굴”, “빛처럼 하얘진 옷” (2절) 은 지상의 것과 구별되는 천상적인 것으로서,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천상적인 분이심을 드러냅니다. 이런 예수님의 변모에 대한 확증은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는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십니다.”(3절) 계약의 선구자와 증인인 모세와 엘리야의 출현은 예수께서 하늘나라의 복음을 완성하러 오신 분이며 부활의 영광을 입으실 분임을 보증합니다. 루카복음에는 변모된 예수님과 모세, 그리고 엘리야가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9, 32) 고 전합니다.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 라고 고백했습니다. (마태 16, 16) 그러나 메시아이신 예수께서 수난과 죽음을 통해 부활하시리라는 것은 제자들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변모는 부활하신 후 예수께서 누리실 참된 모습을 제자들한테 미리 보여줌으로써 수난과 죽음의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영적 체험을 시키고자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예수께서 이루실 일보다 그분의 영광스러운 모습에 매료되어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드리겠습니다.” (4절) 하고 제언합니다. 초막은 의인들이 하느님께 받는 영원한 거처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초막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위해 지어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이루실 일을 통해 (16, 21) 당신 친히 우리를 위해 지으실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구름 속에서” 들려온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구름 속에서 들려온 말씀은 예수님을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 로 계시하는 한편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17, 5) 하시며 예언자로 계시합니다. (신명 18, 15; 사도 3, 22 참조) 그러므로 이 말씀은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모든 이한테 그분의 말씀을 명심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것을 명령합니다. ‘구름’ 속에서 들려온 말씀은 제자들, 그 제자들을 통해 ‘군중’ 한테 그리고 이 복음을 듣는 우리한테 하시는 말씀일 것입니다. 거룩한 것을 체험하는 인간은 온전히 압도되어 두려움에 떨면서도 사로잡히게 됩니다. “소리” 를 듣고 “얼굴을 땅에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 떠는 제자들” (6절) 한테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치유의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7절) 하고 격려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따로’ 데리고 산에 오른 제자들은 영광스럽게 변모된 예수님을 목격하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그 특권에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극복하고 전해야 할 신앙과 예수님의 변모 사건을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날 때까지” (9ㄴ절) 함구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됩니다. 예수께서 함구령을 내리시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 메시아는 수난과 죽음의 고통을 넘어 부활로 계시를 완성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예수께서 오르신 “높은 산” (1절)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이 몰려올 종말론적 산인 동시에 골고타를 예시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태 27, 33; 이사 2, 2-3 참조)

묵상 (Meditatio)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통해 영원의 아름다움을 봅니다. 그러나 당신은 세상의 고통과 죄악이란 수난을 거쳐 부활로 오실 것임을 알기에, “일어나라, 두려워하지 마라.” (마태 17, 7) 하시는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세상의 안락함에 주저앉으려는 저의 나약함을 경계합니다. 참된 기쁨은 펼쳐진 오늘의 고통을 넘어선 부활에 있음을, 주님, 제가 여기서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힘에 의지해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도록” (2티모 1, 8ㄷ) 불린 우리의 특권이요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Oratio)
주님께 청하는 것이 하나 있어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고 그분 궁전을 눈여겨보는 것이라네. (시편 27, 4)

 

반명순 수녀(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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